경제

모빌리티 신사업 가속에 9% 급등…LG이노텍, CES 로드맵 기대에 재평가 조짐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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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주가가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기대를 바탕으로 급등하며 구조적 반등 흐름을 타고 있다. 3일 장중 기준 9%대 상승률을 나타내며 27만 원선을 강하게 돌파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증권가는 CES를 계기로 자율주행 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되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향후 주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일 장중 LG이노텍 주가는 270,500원을 기록해 전일 대비 9.07% 상승 중이다. 12월 들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다. 지난 6개월 내내 하락 추세를 그리던 주가는 최근 저점에서 거래량이 동반된 장대양봉이 나오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고, 기술적으로 추세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특징주 분석] 모빌리티 신사업 가속… LG이노텍 자율주행 관련주 구조적 상승 흐름
[특징주 분석] 모빌리티 신사업 가속… LG이노텍 자율주행 관련주 구조적 상승 흐름

상승세를 견인한 직접적인 동력은 내년 초 예정된 CES 2026 참가와 모빌리티 사업 비전 공개에 대한 기대다.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0% 상향 조정하며 저평가 매력을 부각했다. 문혁수 대표의 사장 승진을 계기로 전장과 반도체 기판 중심의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AI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 공개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LG이노텍이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주에서 모빌리티 관련주로 재인식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나서며 주가 탄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은 12월 1일 1만3,000주, 2일 2만2,000주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12월 2일 하루에만 4만 주 이상을 사들이며 적극적인 매수에 가세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로 전환하는 구간마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승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향후 메이저 수급의 연속성이 상승 지속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LG이노텍의 외형과 체력은 대형주급으로 평가된다. LG이노텍은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88위로, 시가총액은 약 6조4,019억 원, 상장주식수는 약 2,366만 주 수준이다. 매출액은 5조3,694억 원으로 삼성전기, 이수페타시스 등 경쟁사보다 규모 측면에서 앞서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28.15%로 삼성전기의 38.61%에는 못 미치지만, 그만큼 추가 매수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수급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LG이노텍은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현재 PBR은 0.72배로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기가 1.2배, 대덕전자가 1.03배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2024년 기준 PER 역시 8.53배로 같은 업종 평균을 밑돌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 목표주가는 290,900원 수준으로, 현재가와의 괴리율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핵심 촉매는 CES 2026에서 공개될 미래 사업 전략이다. LG이노텍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AI 모빌리티 솔루션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기술을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으로 확장하고, 차량용 통신 모듈과 파워 부품 라인업을 강화해 전기차 전장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애플 등 특정 스마트폰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이 구체적으로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경영진 변동과 설비 투자 계획도 펀더멘털 개선 요소로 꼽힌다. 문혁수 대표이사의 사장 승진은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향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에 3,411억 원을 투입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 스마트폰 수요 회복과 전장 부품 수요 증가 사이클이 맞물릴 경우 이번 투자가 실적 개선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수익성 지표에서는 과제가 남아 있다.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5.96%로, 이수페타시스의 26.68%와 비교하면 자본 효율성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업계 상위권의 영업이익 규모와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신사업인 FC BGA 기판 사업의 수율이 안정되고 전장 부품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될 경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 수급 모멘텀과 중장기 가치 투자를 병행하는 접근이 제안된다. 단기적으로는 26만 원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경우 추가 반등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25만 원을 하향 이탈할 경우 단기 매물 출회로 인한 조정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장 부품 매출 비중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실제로 실행되는 속도가 주가 ‘레벨 업’의 핵심 전제 조건으로 지목된다.

 

리스크 요인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와 함께, 여전히 높은 특정 고객사 의존도는 구조적인 부담으로 남아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길어지거나 신사업 부문의 적자 축소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주가 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환율 변동,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 변수 역시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동향과 분기별 실적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모빌리티 신사업을 통해 어느 수준까지 체질 개선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CES 발표 내용과 이어질 실적 지표, 주주환원 정책 이행 정도가 중장기 주가 흐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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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문혁수#모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