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피지컬 AI 수요 재점화…클로봇, 실적·수급 개선에 52주 신고가권 재도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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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피지컬 AI 수요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코스닥 상장사 클로봇 주가가 12월 들어서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와 국방·해외 자동화 시장 진출 스토리가 더해지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확장되는 구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과 함께 향후 실적·수주 가시성을 가늠하려는 모습이다.

 

1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장중 기준 클로봇 주가는 42,8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보다 5.68% 올랐다. 11월 말부터 시작된 강한 반등 흐름이 12월 첫 거래일까지 이어지며 로봇·피지컬 AI 관련주 가운데 돋보이는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52주 고점인 49,550원에 점차 근접하는 구간으로 이동하면서 단기 랠리의 지속 여부와 이후 조정 폭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클로봇[46610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클로봇[46610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주가 흐름을 최근 한 달로 좁혀보면, 클로봇은 4만6,000원대에서 조정을 거쳐 3만4,000원대까지 밀렸다가 다시 4만 원대 중반을 회복하는 V자형 패턴을 그렸다. 이 기간 한 달 저점은 3만4,100원, 고점은 4만9,550원 수준으로 일중 변동 폭이 상당히 컸다. 6개월 범위로 보면 1만7,0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가 4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 약 1.5배 이상 상승한 만큼,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추세는 우상향 국면으로 평가된다.

 

거래 수급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260만 주였으나 12월 1일 장중 거래량은 약 990만 주에 이르러 평소의 4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개별 이슈에 제한적으로 반응하던 주가가, 11월 말부터 로봇·피지컬 AI 섹터 전반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단일 거래일 기준 거래대금이 크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가와 고가, 저가의 일중 가격 범위 역시 넓어져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는 단기 레벨업 구간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투자 주체별로는 11월 중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 전환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11월 21일과 24일 각각 6만 주 안팎을 순매수한 데 이어 26일부터 28일까지 6만~13만 주 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며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관도 같은 시기 수천 주에 그치던 순매수 규모가 11월 28일 5만 주 이상으로 급증해 연말을 앞둔 로봇·AI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흐름이 포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설 때 강한 반등이, 매도 전환 시에는 단기 조정이 나타나는 등 수급과 주가가 밀접하게 연동되는 패턴이 확인되고 있다.

 

동일 업종 내 상대 성과를 보면, 클로봇은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과 함께 로봇·방산·산업재 섹터에서 비교 대상에 오른다. 이날 기준 5%대 상승률로 동종 종목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로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음의 등락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시가총액은 약 1조900억 원으로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두산밥캣보다는 작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는 낮은 중형주에 속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75위 수준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2,499만 주로 유통 물량이 적지 않아 상승기에는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반면, 조정기에는 매물 소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 판단 요소로 거론된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클로봇은 아직 연간 기준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최근 분기 단위로 회복 속도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매출은 2022년 210억 원, 2023년 242억 원, 2024년 334억 원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24년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분기에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7%대, 순이익률은 10% 안팎으로 개선돼 과거 마이너스 구간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ROE는 아직 플러스 전환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았고, 적자 탓에 PER 계산도 의미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PBR은 3배 중반 수준으로 업계 평균 대비 높아 성장 기대가 선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병행된다.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으로 파악된다. 클로봇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마이너스 영역에서 2024년 15% 수준으로 개선됐고, 당좌비율도 700%를 상회해 단기 유동성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직 배당수익률 관련 데이터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은 만큼, 주주환원보다는 성장성에 중점을 둔 종목 성격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플러스 구간이 확대될 경우 현재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여섯 가지 요인이 주로 거론된다. 우선 로봇·피지컬 AI 섹터 전반의 강세가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다. 12월 1일 장 초반부터 거래대금이 집중되며 주가는 4만8,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각 휴림로봇, 한라캐스트, 현대무벡스 등 다른 로봇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섹터 전체에 유동성이 유입됐다. 국내 대형 IT·제조 기업들의 연말 조직 개편과 신사업 투자 확대 과정에서 로봇·휴머노이드 관련 기대감이 커지자, 서비스 로봇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들에 수급이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둘째,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이기종 로봇 통합 관제 역량이 주가 재평가의 중심축으로 부각된 점이 꼽힌다. 클로봇은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국내 파트너로 알려져 있으며, 실내 자율주행과 로봇 통합 관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로봇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AI 기술이 실제 로봇의 물리적 활동과 결합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데이터·소프트웨어 결합 역량이 투자 포인트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클로봇을 단순 서비스 로봇 업체가 아니라 피지컬 AI 기반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재분류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된다.

 

셋째, 코리아 VC 어워즈 2025에서 올해의 투자기업으로 선정된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상은 이기종 로봇 통합 관리, 실내 자율주행, 비전 인식, AI 알고리즘 등 클로봇 핵심 기술 경쟁력이 벤처 투자 업계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기 이벤트에 그치기보다 성장성과 사업 확장성에 대한 질적인 평가가 담긴 수상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기관과 VC 자금의 관심이 재차 환기된 모습이다. 이는 향후 추가 투자 유치와 사업 파트너십 확대 시 신뢰도 제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넷째, 국방·공공 분야 레퍼런스 확대가 중장기 스토리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클로봇은 국방 로봇 기술과 AI 기반 국방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국방 AI 경진대회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력과 사족보행 로봇 스팟 기반 응용 기술 개발 계획도 국방·치안·재난 대응 등 특수 환경에서 로봇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이런 레퍼런스는 단기 실적 기여보다는 향후 공공·국방 로봇 수요 확대 시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섯째, 말레이시아 무브로보틱스와의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한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도 주가를 떠받치는 재료다. 클로봇은 자율주행·통합관제 소프트웨어와 이기종 로봇 운영 기술, 시스템 아키텍처 지원을 결합해 동남아 제조·물류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서비스·물류 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아세안 시장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협약은 피지컬 AI 기반 로봇 솔루션의 수출형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첫 단계로 해석된다. 실제 해외 레퍼런스가 축적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산정 논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여섯째, 3분기 실적 개선이 이번 주가 상승의 기본 토대로 작용했다. 클로봇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07억 원, 영업이익 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도 12억 원 수준으로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누계 매출 235억 원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수치로, 서비스 로봇, 산업 로봇, 물류 로봇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업황 개선과 실적 턴어라운드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주가 급등을 단순 테마성 랠리보다는 실적 기반 재평가로 보는 시각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

 

테마 측면에서는 클로봇이 로봇,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로봇 관제, 국방 디지털 전환, 동남아 자동화 시장 등 여러 키워드를 동시에 보유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 동안 로봇·AI 섹터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피지컬 AI와 국방·해외 레퍼런스가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클로봇으로 쏠리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테마 강도는 대형 IT·제조사의 로봇 투자 계획, 국방·공공 프로젝트 구체화 여부, 해외 파트너십의 실질 계약 전환 여부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일 업종과 비교했을 때 클로봇의 강점은 영업이익 증가율에서 뚜렷하다. 클로봇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140%를 웃도는 수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이익 감소,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개선 흐름 속에서도 두드러진 개선 폭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ROE는 0%대에 머물러 현대로템, 두산밥캣 등 이미 수익성이 안정된 기업들에 비해서는 체력이 약한 편이다. 외국인 지분율도 2%대에 그쳐 동종 업종 내에서는 하위권에 속한다.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성장성은 매력적이지만 수익성 체력과 외국인 장기 자금 유입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단계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구간은 수급, 재료, 가격 레벨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최근 4만8,000원 부근에서 매물대가 두텁게 형성된 만큼 이 가격대 안착 여부가 단기 추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4만2,000원 안팎을 지지선으로 삼아 거래대금이 동반된 조정 후 재반등이 나타날 경우 직전 고점인 4만9,000원대 재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4만 원선이 하향 이탈할 경우 3만5,000원대까지 조정 폭이 커지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중기 6개월 시계에서는 로봇·피지컬 AI 산업 수요 사이클, 국방·해외 프로젝트 진행 속도, 추가 실적 개선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서비스 로봇과 산업·물류 자동화 수요가 예상대로 확대될 경우 실적은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나 기업 투자 축소 시 성장 속도 둔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분야가 기술·규제 환경 변화에 민감한 만큼 관련 프로젝트가 지연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실적과 국내외 레퍼런스가 차츰 쌓일수록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서 평가 상향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병행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수급 변동성에 주의를 당부한다. 최근처럼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뒤 단기간에 10% 안팎의 등락을 반복하는 국면에서는 호재성 뉴스 강도에 따라 주가가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유상증자나 대형 계약 진행 여부, 글로벌 금리·환율 변화, 로봇·AI 관련 규제·정책 방향 등 외부 변수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기 뉴스에만 의존한 추격 매수보다는 가격대별 손실 허용 범위를 미리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로봇·AI 산업 성장 속도와 주요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클로봇을 둘러싼 시장 평가도 유동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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