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7억5천만원 배임 사고 발생…KB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 직원 임의 대출 적발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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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현지 법인에서 약 17억5천만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해외 점포에서 대출 관련 내부 통제가 허점을 드러내면서, 금융권 전반의 해외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은행권의 현지 법인 관리 체계와 소비자 신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4일 오후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를 내고 캄보디아 법인 KB프라삭은행에서 금융 사고가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공시에 따르면 KB프라삭은행에서 근무하던 현지 채용 직원이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1년에 걸쳐 대출을 임의로 취급한 사실이 내부 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KB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서 17억5천만원 배임 사고 발생
‘KB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서 17억5천만원 배임 사고 발생

은행 측은 해당 직원의 행위를 업무상 배임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문제의 임의 대출 취급으로 발생한 사고 금액이 총 17억5천만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출 건수와 차주 구성, 회수 가능 금액 등 세부 내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문제가 된 직원에 대해 이미 인사 조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통상 해외 법인에서 유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징계·면직 등 인사 조치와 함께 관련 부서에 대한 추가 점검과 제도 보완이 이뤄지는 만큼, 내부 통제 규정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사안은 캄보디아 현지 수사기관에 이첩돼 사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감독·수사 당국과 협조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관련 책임을 엄정히 묻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현지 법규와 사법 절차에 따라 처리되는 만큼, 조사 결과와 처벌 수위에 따라 향후 해외 사업 환경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동시에 채권 보전과 손실 최소화를 위한 대책에 착수했다. 사고 대출에 대한 담보 확인과 회수 가능성 점검, 추가 부실 노출 여부에 대한 내부 점검이 병행될 전망이다. 은행 측은 조속한 회수 조치와 제도 개선을 통해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들의 해외 점포 확대 과정에서 내부 통제와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국내와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해 왔다. 이번 사례는 현지 채용 인력 관리와 대출 심사 프로세스, 사전·사후 모니터링 구조가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는지가 은행의 해외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라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향후 KB국민은행의 추가 공시와 캄보디아 수사 진행 상황, 채권 회수 결과에 따라 최종 손실 규모와 내부 통제 개선 방향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국내 은행들의 해외 법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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