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분기 영업이익 4,722억 전망”…셀트리온, 재고 부담 해소에 18만 원대 숨고르기

조수빈 기자
입력

2025년 국내 증시 폐장일인 30일 셀트리온 주가가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장 마감 직후 4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이 공시되며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연말 차익실현성 매물이 겹치며 주가 상승 탄력은 제한되는 흐름이다. 투자자들은 2026년 개장 초반 실적 모멘텀과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300원 0.17퍼센트 하락한 18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3만 4,114주로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늘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밀리며 약보합권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31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 전망 공시가 2026년 초 주가에 어떤 방향성을 부여할지가 단기 관전 포인트로 부각된다.

▲ 셀트리온은 4분기 영업이익 4722억 원 전망이라는 호재성 공시에도 불구하고, 폐장일인 30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출회로 0.17% 하락한 18만 1000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신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톱스타뉴스)
▲ 셀트리온은 4분기 영업이익 4722억 원 전망이라는 호재성 공시에도 불구하고, 폐장일인 30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출회로 0.17% 하락한 18만 1000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신중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톱스타뉴스)

최근 주가 흐름은 단기 고점 형성 후 조정 국면이다. 셀트리온은 12월 15일 18만 7,8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완만한 조정을 거치며 18만 원 초반대를 중심으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12월 중순 이후 일평균 거래량은 30만∼40만 주 수준으로 줄어들며 뚜렷한 매수·매도 주체가 부재한 모습이다. 30일 종가는 52주 최고가 20만 3,500원보다 약 11퍼센트 낮지만, 52주 최저가 14만 4,866원과 비교하면 약 25퍼센트 높은 위치로, 단기적으로는 하방 경직성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 인근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대량 거래를 동반한 방향성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적 측면에서는 합병 이후 부담 요인이었던 재고와 상각비 이슈가 해소 국면에 진입하면서 펀더멘털 개선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2,839억 원, 영업이익 4,72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7퍼센트, 영업이익은 140.4퍼센트 급증하는 수준이다. 고원가 재고 소진과 무형자산 상각비 축소 효과가 반영되며 4분기 영업이익률은 36.8퍼센트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합병 당시 시장이 우려했던 일시적 수익성 훼손이 2년 만에 정상화 궤도에 접어드는 흐름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연말 수급 환경은 실적 모멘텀과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30일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 5만 3,553주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3만 7,553주를 순매도했다. 29일에는 외국인이 1만 1,550주를 순매수하며 반짝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하루 만에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21.1퍼센트로 12월 초 21.4퍼센트에서 소폭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북클로징 수요와 실적 호재 발표를 앞둔 차익 실현 성향이 맞물리며 단기적인 매도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이익 성장 속도에 비해 주가 재평가 여지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41조 8,039억 원 수준으로, 2024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101.06배에 이른다. 업종 평균 63.34배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2025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PER은 50.99배, 2026년에는 33.64배까지 빠르게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 78조 원과 비교할 때, 이익 성장 속도가 점진적으로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수익성 구조 개선도 눈에 띈다. 2024년 13.83퍼센트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2025년 26.76퍼센트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수익 제품인 짐펜트라 등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대되는 것이 수익성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거론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비즈니스 구조 특성상 최근의 고환율 환경도 원화 기준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단순한 국내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위상을 높여가면서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중장기 성장성을 좌우할 투자 계획과 연구개발 성과도 주목받는다. 충남도청과 예산군은 30일 셀트리온의 내포신도시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입주를 위한 산업단지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2028년까지 약 3,000억 원을 투입해 이 지역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글로벌 수주 여력 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29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로부터 다중항체 기반 항암 신약 CT-P72의 임상 1상 시험계획 IND을 승인받으며, 기존 바이오시밀러 중심에서 신약 개발사로 체질을 전환하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와 임상 파이프라인 확충이 향후 3년 이상 실적 성장을 떠받칠 중장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 발표 효과가 2026년 개장 이후 주가 흐름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핵심 변수다. 통상 호실적이 일정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이후에는 뉴스 발표 시점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관행이 있어, 셀트리온 역시 단기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2025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2퍼센트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설 것이 유력해진 만큼, 조정 시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도 크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짐펜트라 처방 데이터 추이와 환율 변동성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변화가 중단기 투자 전략의 핵심 체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와 금리 흐름,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도 셀트리온 주가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융시장 환경과 주요 임상·설비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셀트리온의 이익 성장 스토리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질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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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짐펜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