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인거래액 하루 새 49% 급감”…국내 가상자산 시장, ETF 자금 이탈에 ‘숨 고르기’ 국면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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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현지시각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급등락 이후 숨 고르기 구간에 들어섰다. 최근 미국(USA)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과 파생상품 레버리지 청산이 겹치면서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이 조정받는 가운데, 연말을 앞둔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양상이다.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12월 7일 8시 기준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최근 24시간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1조 5,773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일 대비 1조 5,307억 원 감소하며 49.2% 급감한 수치다. 거래소별 비중은 업비트가 9,821억 원으로 62.3%를 차지했고, 빗썸이 5,210억 원(33.0%), 코인원 658억 원(4.2%), 코빗 83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단기 과열 뒤 거래량이 급속히 식는 전형적인 조정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그래프] 국내 코인거래소 하루거래액 추이

국내 양대 거래소 간 주도 종목도 엇갈렸다. 업비트에서는 리플 XRP가 1위 거래종목으로 1,165억 원이 오갔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뒤를 이었다. 빗썸에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가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고, 리플 XRP와 비트코인이 상위권에 올랐다. 업비트 기준 리플 XRP는 3,038원으로 전일 대비 0.33%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0.35% 내린 1억 3,335만 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0.44% 소폭 상승하며 방어에 나선 가운데, 최근 급등했던 알트코인 무뎅은 42.59% 폭등해 높은 변동성을 드러냈다. 시가총액 순위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비앤비, 리플 XRP 순으로 유지되고 있다.

 

시장 대장주 비트코인은 최근 9만 달러선 인근에서 조정을 받으며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업비트 기준 12월 6일 비트코인 가격은 1억 3,342만 원으로 전일보다 0.30% 하락했다. 11월 22일 50일 최저가인 1억 2,733만 원 대비로는 4.8% 오른 수준이나, 최근 기록한 1억 6,951만 원 고점과 비교하면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나타난 순유출 현상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의 레버리지 강제 청산이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12월 초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플랫폼 해킹 이슈와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의 ETF 재유입 여부를 향후 비트코인 반등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이더리움도 비트코인 흐름에 동조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454만 3,000원으로 전일 대비 0.40% 상승했다.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제로지식증명(ZKP) 등 확장성 기술 도입과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하방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며 채권 수익률 상승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며 이더리움 가격 변동 폭도 커졌다. 시장에서는 향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과 디파이 생태계 활성화가 연말 ‘키 맞추기’ 장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지코인은 209원으로 전일과 거의 변동이 없는 보합권을 나타내며 관망세를 반영했다. 리플 XRP는 최근 한 달간 ETF 승인 기대감과 12월 4일 출시된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 이슈에 힘입어 2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12월 6일 기준 3,038원으로 0.33%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비트코인 부진이 겹쳐 피로감이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반면 파이코인은 332.1원으로 전일 대비 0.49% 오르며 약세장 속에서 나홀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등 주요 외신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한 달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ETF 자금 흐름 둔화,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 기술적 지표 악화라는 ‘3중 악재’에 직면했다.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감이 널뛰기하면서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 여부에 따라 코인으로 유입·이탈하는 자금 규모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동시에 파생상품 시장에 쌓인 레버리지 물량이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일제히 청산되며 낙폭을 키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시장의 향방은 유동성과 제도권 자금의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자금 흐름이 순유출에서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될지, 그리고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전망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강해지고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날 경우, 연말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른바 ‘산타 랠리’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격 등락에 휘둘리기보다 미국 거시경제 지표와 기관 자금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국제사회는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기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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