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치매 치료 모니터링”…뉴로핏, 뇌영상 솔루션 글로벌 검증
뇌 질환 진단과 치료를 겨냥한 인공지능 기반 뇌영상 분석 기술이 글로벌 임상 현장에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 뉴로핏이 동남아시아 대형 코호트 연구와 연계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치매 치료 모니터링 영역에서 기술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AI 뇌영상 솔루션의 임상 검증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뉴로핏은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산하 동남아시아 신경인지 신경영상 및 바이오마커 연구 컨소시엄이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해 자사 뇌영상 분석 AI 솔루션을 소개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장 부스를 통해 치매 치료제의 처방과 치료 효과, 부작용을 정량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를 비롯해 핵심 뇌영상 분석 제품군을 선보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임상의가 연사로 참여해 뉴로핏 솔루션의 실제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임현국 뉴로핏 최고의학책임자이자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장은 임상 현장의 게임 체인저 뉴로핏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국내 치매 환자 진료 과정에서 뉴로핏 아쿠아 AD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약 후 뇌위축과 병변 변화를 체계적으로 추적한 사례를 소개하며 약물 효과와 부작용 관리의 안전성을 높이는 임상적 가치를 강조했다.
뉴로핏 아쿠아 AD는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뇌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의 여러 영역을 자동으로 분할하고 부피 변화를 정량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연령과 질환 상태에 따른 정상 범위와 이상 소견을 구분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의료진은 이 결과를 활용해 치매 치료제 투여 전후 뇌 구조 변화를 수치로 비교할 수 있어, 기존 정성 평가 중심의 판독 방식보다 약물 반응 평가 정밀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치매 연구의 권위자인 난양공대 의과대학 나겐드란 칸디아 교수는 동남아시아 싱가포르 바이오마커 및 인지 연구 코호트를 활용한 뉴로핏 소프트웨어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인지 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뉴로핏 아쿠아의 자동 뇌 분할 기능을 적용한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단계별로 뇌신경 퇴화 패턴을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기존 수작업 또는 반자동 방식 대비 처리 속도와 재현성이 높아 다수 환자를 추적 관찰해야 하는 코호트 연구에 적합한 도구로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동남아 인구집단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에서 개발된 AI 뇌영상 소프트웨어의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뇌영상 AI는 알고리즘이 특정 인종과 연령대에 치우쳐 학습됐다는 편향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뉴로핏은 다국적 코호트 기반의 검증 사례를 확보하면서 향후 글로벌 의료기관 도입 설득에 활용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뇌영상 AI 솔루션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뇌 구조 자동 분석과 치매 위험 예측을 결합한 제품 경쟁이 치열하다. 유럽 일부 국가는 치매 조기 선별과 치료제 처방 전 스크리닝 단계에서 AI 기반 정량 분석을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공공 의료체계와 민간 병원이 함께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뇌영상 AI 기업들에게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각국 규제기관이 AI 기반 의료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허가와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매 치료 관련 소프트웨어는 약물 처방과 직접 연계될 수 있어 안전성 검증과 데이터 품질 기준이 특히 엄격하게 적용되는 추세다. 뉴로핏은 국내 임상 적용 경험과 해외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남아 의료기관 협력과 현지 규제 대응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심포지엄 발표를 계기로 뉴로핏 아쿠아 AD의 임상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알렸다고 평가하며 동남아시아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뉴로핏이 확보한 실제 임상 현장 데이터와 해외 연구 네트워크가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과 추가 임상 연구 확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AI 뇌영상 솔루션이 치매 치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실사용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