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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효과 논란”…전문가, 과잉 섭취 경고에 업계 긴장
IT/바이오

“영양제 효과 논란”…전문가, 과잉 섭취 경고에 업계 긴장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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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과다 복용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영국 영양학자인 레이첼 우즈는 최근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소비자들이 영양제 효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기 전에 과학적 근거와 잠재적 위험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즈의 지적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식이 보충제로 불리는 각종 영양제는 정작 영양 부족이 없는 대다수 일반인에는 필수가 아닐 수 있으며, 오히려 식사 대신 쓰는 관행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은 영양제를 ‘영양 결핍 보충 및 특정 생리 기능 유지 목적’으로 한정 정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메가3, 비타민, 미네랄 등 일상에서 인기 높은 성분도 음식에서 복합적으로 섭취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연어를 통한 섭취는 오메가3뿐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 D, 셀레늄 등 다양한 성분을 한 번에 공급하지만, 단일 영양제 성분으로 동일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영양제 복용이 필요한 특정 시기와 상황은 분명 존재한다. 임신 전후 엽산 보충,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 D, 채식주의자의 비타민 B12 섭취 등은 전문가가 권고하는 실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히 지용성(비타민 A, D, E, K) 및 일부 수용성 비타민(B6 등) 과다 복용이 단기적으로는 메스꺼움과 설사, 장기적으로는 신장 손상 및 신경학적 이상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상에서 소비자들은 본인에게 영양제가 정말 필요한지, 적정 용량은 얼마인지 파악하지 않은 채 수년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디톡스’ ‘면역 강화’ 등 과장 광고가 과학적 근거 없이 난무하고 있지만, 영국 식품기준청 역시 영양제가 약리 및 면역 효과를 직접적으로 내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영양제 시장은 약 170조원에 달하며, 이 과정에서 영양학·의학적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인플루언서 중심의 판매 및 마케팅이 활성화됐다. 전문가들은 철분, 엽산, 비타민 D 등 필요한 집단에만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며, 대다수 제품은 효과보다 광고 선전에 기댄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진단했다. 각종 복용법이 임신부 등 취약계층 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레이첼 우즈는 건강관리의 중심을 영양제가 아닌 균형 잡힌 식사와 전문가 상담에 둘 것을 권고하며 “임신이나 질환·약물 복용 등 특수 환경에서만 전문가와 상의해 영양제 복용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와 의료계는 영양제의 과장·오남용이 산업적 이익과 건강 위험 간 논쟁의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지적이 실제 소비 행동 변화를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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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레이첼우즈#영국식품기준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