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지노믹스 상장 첫날 공모가 4배 폭등”…RNA 편집 기술력·국가과제 호재에 1조 클럽 입성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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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알지노믹스가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의 4배 수준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1조 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RNA 편집 기술을 앞세운 성장 스토리와 국가 우수과제 선정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이 밸류에이션 상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상장 초기 특유의 변동성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 28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알지노믹스 주가는 공모가 2만 2,500원 대비 300% 급등한 9만 원을 기록 중이다.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4배인 9만 원에 형성된 뒤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 이후 곧바로 가격제한폭 상단에 안착하며 상한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거래량은 약 28만 주를 기록했고, 매수 잔량이 두텁게 쌓이며 상장 첫날부터 이른바 따따블 구간에서 매수 우위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 알지노믹스[47683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 알지노믹스[47683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급등 배경에는 알지노믹스가 보유한 RNA 치환효소 기반 유전자 치료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 회사는 기존 DNA 편집 기술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RNA 편집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계약이 상업적 가치와 기술 검증을 동시에 입증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상장 하루 전인 17일 항암 신약 후보물질 RZ-00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우수과제로 선정되면서 신뢰도와 성장성이 부각된 점도 투자 수요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국내 대형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에는 교보증권이 약 5만 9,000주, 미래에셋증권이 약 4만 7,000주 규모로 포착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매도 상위에는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자리하며 상장 초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외국계 모간스탠리 창구에서는 약 1만 3,000주의 매도 물량이 나왔지만, 개인과 기관의 대기 매수세가 이를 소화하며 전반적인 수급 구조는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가총액 측면에서 알지노믹스는 이날 급등으로 약 1조 2,380억 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64위에 올랐다. 상장주식수는 1,375만 6,000주로, 첫날부터 중형주급 체급을 확보한 셈이다. 동종 바이오 업계 대형주인 알테오젠(시가총액 약 22조 9,000억 원), 에이비엘바이오(시가총액 약 10조 1,000억 원) 등에 비하면 몸집은 작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이 173.97%를 기록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점이 성장 프리미엄을 자극하고 있다.

 

재무 흐름도 이전보다 개선된 양상이다. 알지노믹스는 과거 적자가 이어지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2025년 6월 분기 기준 매출액 71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43.1%에 이르러 플랫폼 비즈니스 특유의 고마진 구조가 자리 잡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배주주 귀속 기준 당기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손익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시장에서는 당장 PER 산정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매출 대비 시가총액을 보는 PSR 관점에서 미래 성장성이 주가에 선반영된 구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기업 가치의 핵심 축은 항암 및 난치성 질환에 특화된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교모세포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RZ-001은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을 기반으로 임상 개발이 가시화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파이프라인이 실제 상업화 로드맵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RNA 편집 모달리티에 대한 규제 완화와 신속 심사 제도가 확산되는 가운데, 알지노믹스가 확보한 독자 특허권이 향후 진입장벽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도 제기된다.

 

글로벌 산업 구조 변화도 호재로 거론된다. 세계 제약 시장은 화학 합성 의약품 중심에서 유전자 치료제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확보한 플랫폼 기업들이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 제휴, 공동 개발 계약을 확대하는 추세다. 일라이릴리가 알지노믹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을 두고,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선제적으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향후 추가 빅파마와의 협업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동일 업종 내 다른 바이오 기업과의 비교도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의 외국인 지분율이 13∼14% 수준인 반면, 알지노믹스 외국인 보유 비율은 현재 2.91%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아직 글로벌 자금 유입 여지가 크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또 펩트론, 코오롱티슈진 등 일부 동종기업이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알지노믹스가 최근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점은 밸류에이션 상단을 정당화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와 장기 관점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단기 트레이더 관점에서는 상장 첫날 공모가 4배에 도달한 만큼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초기 유통 물량의 차익 실현과 보호예수 해제 이후 오버행 우려까지 반영될 경우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어, 9만 원 선에서 지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RZ-001의 글로벌 임상과 차세대 서큘러 RNA 플랫폼 개발에 어떻게 배분되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무형 자산 비중이 높은 바이오 기업 특성상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기술 수출과 파이프라인 진척 속도가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26년 이후 예정된 추가 기술 이전, 글로벌 임상 결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주주가치 제고의 마일스톤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지배주주 순이익 변동 폭이 크고, 호재성 이슈가 소멸될 경우 주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은 경계 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알지노믹스 상장이 바이오 공모주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와 함께, 고평가 논란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 심리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향후 코스닥 바이오 섹터 내 자금 쏠림과 수급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추가 글로벌 파트너십 및 임상 성과 발표가 이어질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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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노믹스#일라이릴리#rz-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