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산에너빌리티 4대 급등…해외 발전시장·SMR 모멘텀에 단기 추세 전환 시도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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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해외 발전시장 공략과 소형모듈원전 SMR 기대감을 재료로 4%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박스권 움직임 속에서 글로벌 수주 파이프라인과 디지털 전환 이슈가 맞물리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노후 발전소 현대화와 에너지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원전 관련주의 중장기 리레이팅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 분석하고 있어 향후 수주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일 장중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7만8,500원으로 전일 대비 4.67% 상승세다. 최근 한 달 동안 7만 원대 중반 박스권을 오가던 주가는 이날 강한 반등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을 끊고 장중 한때 7만8,700원까지 상승하며 단기 추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6개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기간 조정 국면이지만, 7만6,000원대 저점 지지가 확인되며 기술적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징주 분석] 해외 발전시장 공략…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 원전관련주 로드맵 가속
[특징주 분석] 해외 발전시장 공략…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 원전관련주 로드맵 가속

이번 상승을 이끄는 핵심 재료는 한전KPS와의 해외 발전사업 공동개발 협약과 한전KDN과의 디지털 전환 협력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기대가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수주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제작 EPC에 더해 운영·유지보수 O M 역량을 확보하면서 수주 구조가 단순 기자재 공급을 넘어 장기 서비스 매출 중심으로 재편될 여지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11월 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으나 12월 들어 저가 매수 유입이 관측된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12월 1일 23만 주, 2일 32만 주를 순매도했지만 이날 거래량 급증과 함께 수급 손바뀜이 이뤄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기관 수급이 뒷받침될 경우 단기 반등 탄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동종 업계인 현대로템, 두산밥캣과 비교할 때 외국인 보유 비중은 22.75%로 업계 평균 수준이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8위에 해당하는 대형주로, 상장주식수 약 6억4,056만 주를 바탕으로 지수 추종 성격이 강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PER은 업계 평균보다 낮아 상대적 저평가 구간에 위치하지만 ROE가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성 개선이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선행 조건으로 지목된다.

 

재무지표를 보면 2024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6.27%로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PBR은 1.5배로 자산 가치 대비 무리 없는 평가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0만3,778원을 제시하고 있어 현재 주가 대비 3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부채비율은 125%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재무건전성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상장주식수가 6억 주를 웃도는 대형주임에도 견조한 자산 가치 덕분에 주가 하방 경직성이 확보돼 있다는 시각이 많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성은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동력으로 거론된다. 한전KPS와의 협약을 통해 해외 노후 발전소 현대화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면서 EPC와 O M을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사업자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단기 매출 확대뿐 아니라 장기 서비스 매출 비중을 늘려 이익 구조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가스터빈과 SMR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형 원전 재가동과 신규 건설이 이어지는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 국면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 주기기뿐 아니라 차세대 SMR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에너지 전환기 대규모 인프라 투자 국면에서 대표 수혜주로 부각될 수 있는 위치라는 평가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최근 행보는 추상적인 기대를 넘어 구체적인 파트너십 구축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KDN과의 발전제어 기술 협력은 에너지 디지털 전환 이슈와 맞물려 제어·관제 분야 기술 내재화와 국산화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보가 원전 및 전력설비 업종 내에서 기술적 해자를 공고히 하는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한다.

 

동일 업종 내에서 현대로템이 방산 수출 호조로 높은 ROE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두산에너빌리티는 낮은 ROE가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압도적인 수주 잔고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대표적인 강점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속도가 경쟁사 대비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기술적으로는 7만7,000원 선이 단기 반등 추세 유지의 핵심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이 수준을 지키며 8만 원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추가 상승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SMR 본수주 가시화와 해외 프로젝트 착공 여부가 주가 레벨업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된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전고점 돌파 시도가 가능하지만, 지지선이 이탈할 경우 7만5,000원대에서의 기간 조정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리 흐름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핵심 변수로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원전 프로젝트 특성상 상대국 정책 변화와 인허가 지연 리스크가 상존해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투자 사이클과 수주 공시 속도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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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한전kps#한전k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