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면역항암제 병용 새 표준 제시”…오도연 교수, 분쉬의학상 수상 파장

김서준 기자
입력

면역항암제 기반 복합 치료가 담도암 등 난치성 소화기암 영역에서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대한의학회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35회 분쉬의학상 본상 수상자로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선정했다. 오 교수는 담도암 등 소화기암 분야에서 신약 개발을 선도하며, 전임상·중개·임상 연구를 통해 글로벌 표준치료법 마련에 결정적 역할을 해, 의과학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는 이번 수상을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가 담도암 환자 생존을 실질적으로 바꾼’ 상징적 계기로 본다.

 

분쉬의학상 본상 수상자인 오도연 교수는 기존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면역항암제를 추가한 복합 치료로, 진행성 담도암 환자의 종양반응률 및 생존 지표를 유의하게 개선시킨 임상 2상 연구를 연구자 주도로 실시했다. 이 연구는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복합요법 안전성과 유효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 이후 글로벌 임상 3상 연구까지 확장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실제로 오 교수는 국제 임상 3상 연구의 총괄 책임연구자로 참여해, 글로벌 담도암 치료 표준변화와 환자 치료성적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임상을 리드하고, 10여년 만에 새로운 세계 표준치료를 확립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기초부문 젊은의학자상 수상자인 김영광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유전자 편집 신기술인 프라임 편집을 토대로, 암 관련 유전자 변이의 기능을 대규모 정밀 평가할 수 있는 ‘PEER-seq’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의 TKI(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 내성 프로파일을 종합적으로 제시, 임상적으로 해석이 어려웠던 변이(VUS)에서도 약물 내성 유무를 판별하도록 했다. 미래에는 환자별 유전체 데이터 기반 맞춤 정밀의료의 실용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임상부문 젊은의학자상 수상자인 진호경 기초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뇌척수액 배출 경로 중 해부학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던 림프관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두개골 외 비인두 림프관망과 경부 림프관 표적 시,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증진됨을 입증해, 뇌수술 등 침습 없이 림프관 조절을 통한 혁신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열었다.

 

분쉬의학상은 1990년 제정 이래, 객관적·엄정한 심사로 국내 의학 발전에 공헌한 연구 업적을 시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의학상으로 꼽힌다. 20년 이상 임상진료나 연구에 기여한 의학자에게는 본상이, 40세 이하 연구자에게는 젊은의학자상이 각각 수여된다. 시상식은 25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글로벌 임상 주도, 신약 유효성 입증, 정밀 유전체 혁신까지 올해 분쉬의학상은 미국, 유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의과학계의 저력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 병용 신약이 담도암 분야 표준에 준하는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시아 내 임상연구와 신약 접근성 확대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질적 임상현장에 더 넓게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오도연#분쉬의학상#담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