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건희 12.3 계엄 관여했을 것”…국민 10명 중 7명 공감 여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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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관여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여론의 온도차가 겹치며 정국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를 향한 책임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론 흐름이 향후 국정 운영과 정치권 공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2025년 1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김건희 씨가 12.3 계엄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전화면접조사와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각각 진행됐다.

김건희 12.3 계엄 관여 의혹, 국민 10명 중 7명 공감 (여론조사꽃)
김건희 12.3 계엄 관여 의혹, 국민 10명 중 7명 공감 (여론조사꽃)

먼저 전화면접조사에서 해당 주장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70.9%로 집계됐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3.4%에 그쳐 두 응답 간 격차는 47.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사실상 압도적 차이로 공감 여론이 우위에 선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권의 공감 응답이 85.8%로 가장 높았다. 보수 정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대구·경북에서도 공감 응답이 66.9%로 나와, 전국 전 권역에서 60%를 넘는 공감률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강원·제주 등 다른 권역에서도 모두 공감이 비공감보다 우세했다.

 

연령대별로도 흐름은 비슷했다. 40대와 50대에서 공감 응답은 각각 86.8%, 85.7%로 80%를 크게 상회했다.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공감 52.5%로 과반을 넘겼다. 18∼29세에서는 공감이 49.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비공감 응답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정당 지지층별로는 진영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1.3%가 공감한다고 응답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5.8%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38.3%에 달해, 보수 지지층 내부에서도 의혹에 일정 부분 힘을 실어주는 여론이 확인됐다. 스스로를 중도라고 밝힌 층에서는 77.3%가 공감한다고 답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실시된 ARS 조사에서도 전반적 흐름은 비슷했다. 1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자동응답조사에서, 김건희 씨의 12.3 계엄 관여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67.5%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9%에 그쳤다.

 

ARS 조사 권역별 결과를 보면, 호남권의 공감 응답이 79.4%로 가장 높았고, 경기·인천 등 경인권이 71.0%, 서울이 65.4%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서도 60.4%가 공감한다고 답해, 전화면접조사와 마찬가지로 모든 지역에서 공감 여론이 비공감을 앞섰다.

 

연령별로는 50대가 78.9%, 40대가 74.6%로 높은 공감률을 보였다. 70세 이상에서도 공감 56.3%로 과반이 나왔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공감 90.6%로 압도적인 수치가 나왔고, 중도층도 70.8%가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공감 41.9%, 비공감 53.8%로 비공감이 우세해, 전화면접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별 구도와 유사한 진영 차이를 재확인했다.

 

정치권에서는 조사 결과를 두고 강도 높은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권은 국민 다수가 계엄 관여 의혹에 힘을 실었다는 점을 들어 진상 규명과 책임론을 더욱 압박할 전망이다. 여권은 여론조사 문항과 조사 방식, 정치적 쟁점화 과정을 문제 삼으며 방어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도층과 고령층, 보수 텃밭에서까지 공감 여론이 일정 수준 이상 확인된 점은 향후 정국의 변수로 거론된다. 계엄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동력과 내년 선거 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여권 지지층에서 비공감 응답이 상당한 비율을 보인 만큼, 진영 결집 구도 역시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12월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은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7%다. ARS 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으로 101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은 2.2%로 나타났다. 두 조사 모두 행정안전부 2025년 11월 말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인구 기준 가중치 셀가중을 적용했다.

 

정치권은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계엄 관여 의혹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향후 관련 진상 규명 절차와 제도 개선 논의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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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12.3계엄#여론조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