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주·수소 로드맵 본격화…현대로템, 방산·철도주 재평가 흐름 확대

김소연 기자
입력

현대로템 주가가 우주항공과 수소, 글로벌 철도 인프라로 이어지는 신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되면서 재평가 흐름을 타고 있다. 8일 장중 주가가 19만 원대를 회복하며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방산 수출과 미래 기술 투자가 동시 작동하는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향후 기관 수급과 방산 수출 인도 일정이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8일 오후 장중 기준 현대로템 주가는 190,900원으로, 전일 대비 4.89퍼센트 상승했다. 장중 고가는 191,700원, 저가는 184,100원으로 나타났으며 시가 187,900원 대비 상승폭을 키우며 장대 양봉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꾸준한 우상향 흐름 속에서 단기 이격 조정을 거친 뒤 20일 이동평균선 재안착을 시도하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주가는 52주 신고가 249,500원 대비 조정된 위치에 있으나, 저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석] 우주·수소 로드맵 가속… 현대로템 방산·철도주 구조적 상승 흐름
[분석] 우주·수소 로드맵 가속… 현대로템 방산·철도주 구조적 상승 흐름

수급 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시각 차가 뚜렷하다. 지난 12월 5일까지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약 20만 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약 22만 주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특히 기관은 12월 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 우위를 유지하며 주가 하단을 떠받치는 역할을 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33.23퍼센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중장기 수급 이탈 조짐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기관 매수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매도 강도가 완화될 경우 전고점 돌파 시도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대로템은 코스피 31위, 약 20조 8,352억 원 규모 대형주 그룹에 속한다. 상장주식수는 약 1억 914만 주로, 이 가운데 30퍼센트를 넘는 지분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동일 업종 내 두산에너빌리티, 레인보우로보틱스 등과 비교할 때 현대로템은 수익성 지표에서 우위를 보인다. 현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약 30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과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자기자본이익률은 28.77퍼센트에 달해 두산에너빌리티의 마이너스 1.35퍼센트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높은 성장 기대가 밸류에이션에 이미 일부 반영돼 있음에도 실적 기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무 전망도 개선 흐름이다. 2025년 예상 매출액은 약 5조 9,361억 원, 영업이익은 1조 665억 원으로 추정되며, 영업이익 1조 원대 진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2025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17.97퍼센트, ROE는 32.77퍼센트로 제시되는데, 제조업 기반 방산·철도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고수익 구조라는 분석이다. 현재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299,563원 수준으로 제시돼 현 주가 대비 약 57퍼센트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채비율과 당좌비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재무 건전성은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체질 개선과 미래 산업 진출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 확장이 핵심 모멘텀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최근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개발 과제에 착수했다. 목표는 2030년까지 35톤급 메탄 엔진 기술 확보로, 스페이스X 등 글로벌 우주기업이 선점한 저비용 재사용 발사체 시장에 진입하는 교두보로 여겨진다. 지상 무기체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우주 기술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움직임이 방산주 특유의 할인 요인을 줄이고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수소와 철도 인프라 사업의 글로벌 확장도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 브랜드 HTWO의 일원으로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 참여해 수소 생산과 충전, 모빌리티 전반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베트남 타코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현지 철도차량 생산 추진, 모로코 철도청과의 합작법인 설립 논의 등은 완성차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행보로 평가된다. 호주 NIF 전동차 최종 인수 승인과 GTX A 차량의 글로벌 환경성적표지 획득은 품질과 친환경성 측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글로벌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방산 부문 수출 실적은 여전히 견조한 버팀목이다. 최근 3년간 방산 수출 실적은 105퍼센트 증가하며 20억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K2 전차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부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방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방산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이 현대로템의 수주 잔고 확대 기대와 맞물려 중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다만 연말 그룹 임원 인사를 앞두고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이미 축적된 수주 물량과 사업 방향성이 뚜렷해 펀더멘털 훼손 우려는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테마 관점에서 보면 현대로템은 방산과 남북경협에 더해 우주항공, 수소경제, 철도 인프라 등 복수의 성장 스토리를 동시에 보유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최근 재사용 메탄엔진 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우주 관련 테마가 부각되자 방산주 조정 국면에서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특정 산업 테마가 부진하더라도 다른 테마가 부각되며 리스크를 상쇄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평가한다. 이런 다각화된 모멘텀은 변동성을 일부 완화하면서 장기 우상향 추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현대로템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ROE와 이익 성장률이다. 일부 동종사가 적자를 내거나 낮은 이익률에 머무는 가운데 현대로템은 20퍼센트를 넘는 ROE를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반면 주가순자산비율은 전통 제조업 평균 대비 높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빠른 성장 구간에 진입한 기업이 받는 프리미엄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본다. 향후 실적이 현재 기대치에 미달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수주 인도와 이익 실현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투자 전략 차원에서는 단기적으로 190,000원대에서의 가격 안착 여부와 기관 매수 지속성이 중요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180,000원 수준 지지가 유지될 경우 전고점 재도전 가능성이 커질 수 있지만, 대외 변수 영향으로 175,000원 선이 무너질 경우 기간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함께 거론된다. 중기적으로는 방산 수출 물량 인도 일정과 2025년 실적 가시화 과정이 주가 재평가의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더불어, 연말 인사와 같은 지배구조 변수,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이 수익성에 미칠 영향 등 잠재 리스크도 존재한다. 지정학적 상황 변화에 따른 방산 수출 일정 지연 여부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요소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경기와 국방 예산, 에너지 전환 정책 흐름에 따라 현대로템의 성장 경로와 밸류에이션 수준이 재조정될 수 있다며 추세와 펀더멘털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소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현대로템#대한항공#두산에너빌리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