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봇 대장주 12% 급등…레인보우로보틱스, 피지컬 AI 열풍에 테마 장세 재점화

박진우 기자
입력

로봇과 피지컬 AI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관련주 테마 장세가 확산되고 있다. 28일 오후 코스닥 지수가 900선 회복을 시도하는 가운데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장중 10% 이상 급등하는 흐름을 보이며 로봇·휴머노이드 대표주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 서사와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관계, 3분기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국내 대형 IT·가전사의 휴머노이드 사업 로드맵이 로봇 테마 주가의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8일 장중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43만2,5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2.78%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기준 시가는 39만500원, 장중 고가는 44만1,000원, 저가는 38만8,000원까지 형성됐다. 거래량은 약 60만주 수준으로 전일 대비 크게 늘었고, 거래대금도 빠르게 불어나는 모습이다. 코스닥 전반이 900선 탈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특정 성장 테마로 수급이 집중되는 전형적 단기 모멘텀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흐름만 놓고 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뚜렷한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10월 말 34만3,000원 수준에서 출발한 주가는 한 달 새 약 27% 오르며 40만 원대를 안착했다. 같은 기간 장중 기준 최저가는 33만7,500원, 최고가는 50만9,000원으로, 한 달 구간 내 고·저가 스프레드는 50%에 육박한다. 일간 기준으로는 상승 마감이 14거래일, 하락이 9거래일로 집계돼 방향성이 위쪽으로 쏠린 패턴이 확인된다.

 

6개월 단위로 보면 변동성은 더 크다. 5월 말 26만7,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8월 중순 24만9,500원까지 밀렸다가, 이후 피지컬 AI·휴머노이드 기대가 본격 확산되며 11월 초 장중 50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6개월 저점 대비 70%를 훌쩍 웃도는 상승률이다. 현재 주가는 5일·20일·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한 상태로, 최근 한 달 일평균 거래량은 약 39만주로 6개월 평균(약 22만주)의 두 배 가까운 회전율을 기록 중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로봇·피지컬 AI 테마 순환매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패턴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11월 20일부터 27일까지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합산 약 7,000주 안팎을 순매도했지만, 25일 이후에는 하루 2만주 안팎을 순매수하며 단기 매수 전환에 나섰다. 같은 기간 기관은 누적 기준 1,000주대 소폭 순매수에 그쳐 방향성을 탐색하는 수준이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수 전환 시 주가가 급등 구간을, 기관 매도 확대 시 단기 조정을 겪는 등 수급 변화에 따른 주가 민감도가 높게 드러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동일 업종 내 상대 성과도 눈에 띈다. 로봇·방산·기계 업종 내 비교 대상인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가운데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일간 등락률은 약 플러스 12.8%로 가장 높다. 같은 날 두산로보틱스는 플러스 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로템, 두산밥캣은 모두 1~3%대 약세를 보이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가총액 약 8조4,000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5위권에 올라 있다. 상장주식수는 약 1,940만주로 유통물량이 적지 않지만, 거래대금이 확대될 때마다 수급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을 보면 성장성과 밸류 부담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136억 원, 2023년 153억 원, 2024년 193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등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연결 기준 매출이 1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0%를 웃도는 성장률을 나타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23년 대규모 적자 이후 2024년에도 마이너스 30억 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돼 수익성 회복은 아직 진행형으로 분류된다.

 

재무건전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최근 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대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섰고, 부채비율은 5% 안팎, 당좌비율은 1,500%를 웃도는 등 재무 구조는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수천 배 수준까지 치솟아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크게 확장된 상태다. 이익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밸류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상존한다.

 

주가 랠리의 직접적 배경에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시장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AI 수혜는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실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휴머노이드로 서사가 확장되며 관련 종목에 강한 순환매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이족보행·사족보행 로봇, 양팔 로봇 등 풀 라인업을 갖춘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피지컬 AI·휴머노이드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대표 수혜주로 최전선에 서는 구조를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11월 말 3거래일 연속 상승에 더해 당일 급등이 연이어 나오며 단기 모멘텀 장세가 강화됐다.

 

기업 개별 이슈도 주가를 뒷받침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AI 사족보행 로봇 RBQ 시리즈는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선정돼 기술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AI 기반 동작 제어와 맞춤 제작이 가능한 이 플랫폼은 산업·서비스·연구용으로 확장 가능한 응용 영역이 넓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술 수상이 당장의 이익보다는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치와 해외 파트너십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최근 피지컬 AI 서사와 결합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재료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관계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 스토리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레인보우로보틱스로부터 사족보행 로봇과 양팔 로봇 등 약 68억 원 규모 제품을 도입해 전시, 테스트, 연구에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 구도 변화 이후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서비스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핵심 파트너로 포지셔닝되고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 여부와 삼성전자 내 생산라인·서비스 분야로의 적용 확대, 글로벌 사업 동반 진출 가능성 등을 중장기 모멘텀으로 주시하고 있다.

 

산업 환경도 우호적이다. 로봇·기계 업종은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아왔지만, 최근 코스닥 반등과 함께 성장주·테마주에 대한 위험 선호가 회복되는 분위기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협동로봇·산업용 로봇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와 가전사들이 잇달아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로봇 산업이 ‘먼 미래’에서 ‘구체적 투자 스토리’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상장기업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인지도 측면 프리미엄을 확보하며 시장이 개선될 때마다 빠른 회복과 가파른 탄력으로 테마를 주도해 왔다.

 

뉴스·테마 관점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협동로봇, 피지컬 AI, 삼성전자 로봇 밸류체인 관련주로 묶인다. 최근 한 달간 주가 민감도가 크게 반응한 재료는 피지컬 AI 확산, 삼성전자·LG 등 대형 고객사의 로봇 투자 확대, RBQ 기술 수상, 3분기 실적 개선 등이다. 향후 테마 강·약 전환의 촉매로는 추가 수주·공급 계약 공시, 대형 고객사의 로봇 로드맵 구체화, 글로벌 경쟁사 휴머노이드 상용화 타임라인, 정부의 로봇·AI 정책 지원 여부 등이 거론된다. 이들 요인이 잠잠한 구간에서는 테마 열기가 빠르게 식으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인식해야 할 대목이다.

 

동종 업종 비교에서는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드러난다. 매출 성장률 측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를 상회하는 고성장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절대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 수준은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작은 편이다. ROE는 1%대에 그쳐 두 자릿수 수익성을 기록 중인 현대로템, 두산밥캣 등과 비교하면 체력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자기자본이익률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9배 안팎, PER는 수천 배에 달해 동종 업종 내에서도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여된 상태다. 성장 기대와 기술·파트너십 스토리가 선제적으로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향후 실적이 이 기대를 따라갈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부각된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와 중기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단기적으로는 11월 중 형성된 40만 원 초반 가격대가 수급상 주요 지지 구간으로 거론된다. 이 라인을 지키는지가 단기 모멘텀 유지의 1차 조건으로 평가된다. 38만 원 안팎까지의 조정은 직전 눌림목 범위 내 조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해당 가격대를 하회할 경우 30만 원대 후반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반대로 45만~50만 원대 저항 구간을 거래량을 동반해 재돌파할 경우, 피지컬 AI·휴머노이드 모멘텀이 재점화되며 테마 강세장이 한 차례 더 이어질 여지도 거론된다.

 

중기적으로는 향후 6개월 동안 삼성전자·LG 등 대형 고객사의 휴머노이드 사업 진척 속도, 추가 로봇 라인업 출시와 해외 레퍼런스 확보 여부, 글로벌 금리와 성장주 선호도 변화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디고 수주 공백이 발생할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박스권이나 단계적 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대형 공급계약과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맵이 제시되고 매출과 이익이 가시적으로 개선될 경우, 로봇·피지컬 AI 대표주로서 한 차례 추가 리레이팅이 전개될 여지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주가 레벨에서는 가격보다 수급과 뉴스의 연속성이 더 중요한 구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단기 급등 이후 높은 변동성과 밸류에이션 부담을 꼽는다. 최근 주가 급등이 실적·기술 요인과 함께 테마 수급이 겹친 결과인 만큼, 로봇·피지컬 AI 관련 뉴스 공백 시 단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로봇·휴머노이드 사업이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프로젝트 지연, 수주 규모 조정, 정책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실적 가시성이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분명한 로봇 대장주인 동시에, 기대치가 높게 형성된 만큼 리스크 관리와 분할 접근이 요구되는 종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글로벌 금리, IT 투자 흐름 등이 로봇·피지컬 AI 관련주의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할 핵심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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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삼성전자#피지컬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