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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현장 위험 예측”…KT, 안전경영 고도화로 중대재해 막는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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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안전관리 기술이 통신 인프라 산업의 현장 리스크 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 KT가 그룹사와 협력사 전반에 디지털 안전보건 체계를 적용하며 중대재해 예방에 나서자, 통신업계 안전문화 혁신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시스템 인증과 AI 기술을 결합한 안전보건관리 모델이 국내 인프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T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한 제2회 안전문화혁신대상에서 대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외 안전보건 표준을 모두 갖춘 경영 시스템과 노사 협력 기반의 실행 중심 안전문화 조성이 높게 평가됐다. 이번 수상으로 KT는 통신 인프라 기업 가운데 선도적인 안전경영 모델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 안전경영의 기반은 국제 및 국내 표준을 모두 충족하는 안전보건경영체계다. 회사는 기업문화 개선과 법적 의무 이행사항을 기반으로 한 인증 운영, 안전 투자 확대를 통해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2023년 국제 표준인 ISO 45001 인증을 취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종합건설업 분야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인 KOSHA-MS 인증까지 확보해 통신 인프라와 건설형 공사를 아우르는 통합 안전보건 인증 체계를 완비했다.

 

기술 측면에서는 AI 기반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인 All-in Safety가 핵심 역할을 한다. All-in Safety는 공사 작업의 계획 단계부터 현장 수행, 종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작업 일정, 공정 정보, 장비와 인력 배치 데이터 등을 종합 분석해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을 사전에 식별하고, 현장 관리자에게 경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서류 중심, 사후 점검 위주의 안전관리 방식이 가진 한계를 보완했다. 영상 기반 현장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CCTV나 현장 카메라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모, 안전벨트 착용 여부, 위험 구역 접근 등 안전 규칙 위반 행위를 자동으로 식별한다. 또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로 불리는 TBM을 자동화해, 작업 내용에 따라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점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도 활용한다.

 

현장 적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통신설비 공사와 같은 소규모 분산형 작업부터 대형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공사까지 All-in Safety를 공통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지역별 현장 안전 수준 편차를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작업자 입장에서는 반복적인 서류 작성과 수기 점검 업무가 줄어들고, 실제 위험 요인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협력사와의 동반 안전 수준 향상 전략도 핵심 축이다. KT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안전 컨설팅과 보호구, 안전장비 등 안전물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단순한 규정 준수 요구를 넘어, 위험도와 작업 특성에 맞춘 컨설팅을 제공하며 그룹사와 협력사가 함께 참여하는 전사적 안전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통신 업계에서도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에 따른 안전 리스크 관리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KT의 행보는 디지털 기술과 안전보건경영을 결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 주요 통신사들이 스마트 헬멧, 웨어러블 센서 등을 활용한 작업자 모니터링 시범사업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반면, KT는 관리 시스템과 경영 인증까지 통합한 구조를 이미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정책 환경 측면에서도 통신 인프라 현장의 안전 수준 제고는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중대재해 처벌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청과 협력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안전보건 시스템 구축 여부가 향후 규제 대응과 평판 관리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KT가 ISO 45001과 KOSHA-MS를 모두 확보한 사례는 다른 인프라 기업들의 벤치마크 모델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KT는 앞으로도 노후 및 취약 시설 개선과 그룹사, 협력사 대상 안전 지원을 확대해 통신업계 전반의 안전 수준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고도화, 데이터센터 증설, 지역 인프라 보강 등으로 현장 작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반 안전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임현규 KT 안전보건총괄 부사장은 KT는 그룹사 및 협력사와 함께 안전보건관리를 강화해 산업현장의 중대재해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고 중대재해 제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AI 결합형 안전보건 체계가 실제 현장에 얼마나 깊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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