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과 의견 모아 고민하겠다"…장동혁, 당내 집단행동 압박에 신중 대응
12·3 계엄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과 경선 룰 개편 논쟁이 맞물리며 국민의힘 내부 긴장이 높아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도부 사과 요구와 집단행동 경고에 직면하면서도 신중한 기류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당내 권력 구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동혁 대표는 28일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찾아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12·3 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당내에서 지도부의 사과 요구가 커지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초선·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는 질문에 "여러 의견을 모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사과 여부 판단을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연계해 언급했다. 그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심사도 있고 영장의 기각·발부 여부에 따라 여러 상황 변화가 올 것"이라며 "지금 맞이하는 여러 상황과 대여 투쟁 일정 등 모든 것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판단 결과가 계엄 사태 책임 문제, 향후 대여 투쟁 기조와 맞물려 당내 논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당내 또 다른 쟁점인 지방선거 경선 룰을 둘러싼 갈등에도 장 대표는 절충적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 퍼센트에서 70 퍼센트로 올리는 안을 제시하자, 당 안팎에선 민심보다 당심을 과도하게 중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5대 5든 7대 3이든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룰 하나 가지고 모든 게 결정된 것처럼, 모든 선거구에 동일하게 적용할 것처럼 얘기하면서 논란을 만드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고 논의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경선 규칙이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당내 토론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장 대표는 절차와 논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러 의견을 주면 그런 의견까지 모아 기획단에서 결정할 것이고 최고위도 들여다보겠다"며 "그런 것까지 감안해 공천관리위가 이기기 위한, 이길 수 있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원 비중 확대를 골자로 한 기획단 안을 유지하되,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단계를 거치며 조정 가능성을 열어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내 연대 구상 논란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발언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의 연대를 논의했고, 이 과정에 장 대표도 동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장 대표는 "오 시장과 일전 만찬에서 저는 어떤 취지로 말하는지 이해한다고 말했다"며 오세훈 시장의 문제의식 자체는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지금은 연대나 그런 논의를 할 때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힘을 키우고 스스로 혁신하고 대여 투쟁을 제대로 해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와의 연대론보다 당 체질 개선과 대여 공세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신호다.
12·3 계엄 사태 책임을 둘러싼 사과 요구,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심사, 당원 비중 상향을 둘러싼 경선 룰 논쟁, 개혁신당과의 연대론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국민의힘 내부 정국은 당분간 요동칠 전망이다. 국회와 정치권은 장동혁 대표의 향후 발언과 지도부 결정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계엄 사태 1년과 내년 지방선거를 고리로 한 여야 공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