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더빙으로 유튜브 공략"…NC AI, 바르코 출시로 글로벌 진출 지원
AI 기반 번역·더빙 기술이 동영상 플랫폼 산업의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꾸고 있다. NC AI가 선보인 바르코 솔루션은 개인 유튜버와 소규모 제작사도 저렴한 비용으로 10개 언어 번역과 4개 언어 더빙을 활용할 수 있게 설계돼 글로벌 영상 유통 구조에 변화를 예고한다. 업계에서는 사람이 하던 자막·더빙 공정을 AI가 대체하는 흐름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NC AI는 맞춤형 음성 생성 서비스 바르코 보이스와 실시간 번역 서비스 바르코 트랜스레이션을 공식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두 서비스는 모두 웹 기반 SaaS 형태로 제공돼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사용 가능하며, 신규 가입자는 무료 크레딧으로 음성 생성과 일부 번역 기능을 체험할 수 있다.

바르코 보이스의 핵심은 소량의 음성 샘플만으로 화자의 목소리 톤과 감정을 반영한 합성 음성을 만들어내는 점이다. 250종 이상 다국어 음성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음색·억양·속도 등 음성 파라미터를 세밀하게 조정해, 전통적인 기계음보다 자연스러운 화자 중심 음성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사용자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문장과 문단을 구분해 맥락에 맞는 억양을 적용해 음성을 생성하고, 기존 녹음 파일을 다른 음색으로 재합성하는 작업도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어로 제작된 콘텐츠 음성을 원래 화자의 톤을 유지한 상태에서 영어, 일본어, 대만어 등 4개 언어로 변환할 수 있다. 일반적인 TTS가 새 화자를 만드는 방식과 달리, 원본 화자의 목소리 특징을 보존하는 보이스 클로닝 기반 합성에 가까운 구조를 택해 감정선과 말맛을 살리려 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바르코 트랜스레이션은 영상의 음성 트랙과 배경음을 AI가 자동 분리한 뒤, 음성 내용과 화면 내 텍스트를 10개 언어로 번역하고 4개 언어로 더빙까지 이어붙이는 기능을 제공한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문서는 기존 레이아웃과 서식을 유지한 채 번역된 텍스트만 교체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며, 이미지에 삽입된 글자는 광학문자인식 기술로 추출한 뒤 번역 후 다시 이미지에 반영한다.
이 과정에서 문장 단위 직역을 넘어 문화적 맥락과 뉘앙스를 반영하는 자연어 처리 모델을 적용해, 글로벌 시청자가 어색함을 덜 느끼는 현지화 번역을 지향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단가를 낮추면서도 기존 전문 번역·더빙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품질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장성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비용 구조다. NC AI는 바르코 보이스와 바르코 트랜스레이션을 하나의 통합 구독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도입했다. 월 6600원 스타터 플랜에서는 약 11분 분량 더빙이 가능한 3000 크레딧, 월 3만8500원 크리에이터 플랜에서는 70분 분량 1만7500 크레딧을 제공한다. 기존에 분당 단가로 과금되던 전문 더빙·번역 서비스 대비, 개인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초기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구조다.
그동안 유튜브나 숏폼 플랫폼에서 한국어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원하는 창작자는 별도 자막 편집, 외주 번역, 더빙 스튜디오 의뢰 등 단계별 공정을 거쳐야 했다. 바르코 솔루션은 텍스트 입력과 음성 샘플 업로드만으로 번역·더빙까지 일괄 처리해, 인력·시간·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제시한다. 특히 워드·프레젠테이션 번역과 이미지 내 텍스트 번역까지 아우르며 콘텐츠 기획 자료와 마케팅 소재까지 통합 관리하려는 기업 수요도 겨냥한다.
바르코 트랜스레이션에 탑재된 용어집 기능은 기업 및 전문 분야 활용도를 높이는 장치다. 브랜드명, 제품명, 의료·법률·기술 분야 전문용어를 사전에 입력하면 시스템이 전체 문서와 영상에서 이를 통일된 번역으로 치환한다. 의료 AI, 반도체 장비, 게임 IP 등 고유명사가 많은 산업에서는 번역 일관성이 글로벌 브랜드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현지화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AI 기반 더빙·립싱크 기술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주요 OTT 사업자와 제작사들은 배우의 입 모양과 표정을 대상 언어에 맞춰 재합성하는 립싱크 더빙을 도입해 현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AI 목소리 복제, 자동 자막 생성, 스크립트 기반 더빙 플랫폼이 등장하며 영상 현지화 공정을 클라우드화하는 흐름이 확산 중이다.
NC AI의 전략은 대형 제작사뿐 아니라 개인 유튜버, 중소 콘텐츠 스튜디오까지 아우르는 범용 도구를 제공해 국내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진출 장벽을 낮추는 데 맞춰져 있다. 자막·더빙 외에도 텍스트, 음성, 이미지, 3D를 연결하는 멀티모달 창작 플랫폼으로 바르코 솔루션을 확장해, 기획부터 촬영, 편집, 번역,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제조·커머스 등 산업용 활용도 예상된다. 제품 매뉴얼과 설치 영상, 고객 지원 콜센터 음성을 다국어로 자동 변환해 글로벌 고객 대응에 쓰거나, 교육·훈련 콘텐츠를 여러 언어로 동시 제공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AI 음성 복제와 자동 번역이 기업 내부 지식관리 체계까지 개입하면서, 다국적 조직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AI가 사람 목소리를 모사하고 각국 언어로 재생성하는 기술 특성상, 저작권과 초상권에 해당하는 퍼블리시티권, 데이터 활용 동의 범위 등 법적·윤리적 쟁점도 남아 있다. 일부 해외 서비스는 유명인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본뜬 합성 음성 논란을 겪어 규제 논의가 촉발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창작자와 배우의 음성 데이터 활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AI 합성 여부를 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바르코 솔루션을 텍스트, 음성, 이미지, 3D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창작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단순 번역·더빙 도구를 넘어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포괄하는 통합형 AI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NC AI의 이번 행보가 국내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는 동시에, 영상 제작 공정의 AI 전환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