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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큐피드’ 판결 파장”…더기버스·어트랙트, 저작권 운명→음악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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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프티 ‘큐피드’ 판결 파장”…더기버스·어트랙트, 저작권 운명→음악계 충격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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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판결의 날카로운 선이 드리운 순간, 피프티 피프티의 대표곡 ‘큐피드’가 음악산업의 중심에서 또 한 번 이름을 남겼다. 다양한 감정이 얽힌 저작권 소송의 끝에서, 그 곡을 탄생시킨 더기버스와 이를 만든 무대 위의 주인공 피프티 피프티, 그리고 소속사 어트랙트의 이름이 깊게 각인됐다.

 

‘큐피드’는 뮤직비디오와 차트 성적, 팬덤의 뜨거운 환호 속에 글로벌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작권 귀속을 둘러싼 격렬한 법적 갈등이 수개월간 이어졌다. 창작자 더기버스 측과 음반사 어트랙트 사이의 소송이 법원의 판단 아래 일단락되면서, 음악 산업의 구조와 창작권 보호, 그리고 계약의 본질에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분쟁의 불씨”…피프티 피프티 ‘큐피드’ 저작권 소송→법원 결정에 업계 충격
“분쟁의 불씨”…피프티 피프티 ‘큐피드’ 저작권 소송→법원 결정에 업계 충격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는 어트랙트가 더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확인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결국 ‘큐피드’의 저작재산권, 즉 곡의 상업적 활용 권한 대부분이 더기버스에 있다고 본 것이다. 판결의 근거로는 계약 당사자와 실질 비용, 협상 주체가 모두 더기버스에 속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무엇보다 음악 창작비나 음반 제작비의 지급만으로 저작권이 자동이전되는 것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업계에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했다.

 

어트랙트는 소송에서 음악이 음반 열풍을 이끌었으니 재산권도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용역 계약서 내 저작권 양수 조항이 없고, 더기버스의 비용 부담과 창작 과정이 전 과정을 책임졌다고 감안했다. 이에 따라 더기버스 측의 창작자 권리와 계약서 명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와 동시에 저작권 소송이 단순히 음반 유통이나 마스터 음원 소유와는 전혀 다른 문제임을 이번 판결이 극명하게 보여줬다. 음원 기반의 발매, 차트 기록, 팬들 사이의 소비와 달리 저작재산권의 실질적 주인은 누가 직접 창작과 협상을 책임졌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 업계 내 주요 메시지로 전달됐다.

 

‘큐피드’는 2023년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7위, 25주 연속 머무른 화려한 기록으로 K팝 걸그룹에 새 역사를 썼다. 신드롬 속에서 블랙핑크 로제의 등장 전까지 최고 성적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번 분쟁에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가 약 9000달러를 지불해 곡을 바이아웃한 점, 어트랙트는 이후 곡비를 돌려주고도 저작권 양도의 맥락을 제대로 명시하지 못한 점이 쟁점이 됐다.

 

이 과정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팀 구성 역시 혼돈 속에 변화했다. 전속계약 분쟁과 민형사 소송, 멤버 재정비가 급물살을 타는 사이, 새나, 아란, 시오 등 반은 ‘어블룸’으로 향했고 키나는 신규 멤버들과 함께 5인조로 재정비된 피프티 피프티로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복잡한 권리구조와 쟁점이 교차하는 이번 판결은 앞으로의 K팝 음악 저작권 계약 관행에도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저작권 소유자의 명확한 구분과 계약서의 문구, 그리고 음악 창작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의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언제나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온 K팝, 그 이면에 존재하는 창작자와 산업 사이의 균열은 여전히 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음반계의 화제와 법정의 결정이 겹친 ‘피프티 피프티’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이름이 남긴 기록 위에서, 가요계의 다음 장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와 안성일 대표, 그리고 더기버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업계에 뜨거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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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피프티#큐피드#더기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