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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마른데 내장지방 경고”…마른비만, 3040 당뇨 위험 키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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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체형인데도 체지방과 혈당 지표는 이미 ‘위험 구간’에 들어선 마른비만이 30대 40대 당뇨병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중과 체형만 보고 안심하던 인식과 달리 내장지방과 간 지방 축적이 조용히 진행되며 당뇨병 전단계,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젊은 연령층에서 복부둘레, 공복혈당, 혈중지질을 함께 보는 정밀 건강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된 걸그룹 출신 이희진의 사례는 마른비만의 전형을 보여준다. 키와 체중만 보면 정상 범주지만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 이상, 대장 용종, 높은 지방간 발생 위험과 함께 당뇨병 전단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방송에서 공개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희진의 공복혈당은 125mg/dL로 측정돼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했고, 향후 10년 안에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도 65퍼센트로 제시됐다. 일반적으로 공복혈당이 100에서 125mg/dL이면 당뇨병 전단계,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본다.

주치 의료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겉보기 체중보다 몸 안의 지방 분포가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지만 복부 장기 주변에 지방이 많이 쌓여 있는 마른비만형 지방간이 대표적이다. 복부 CT나 초음파로 확인되는 이 유형은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허리둘레, 간 지방, 혈중 중성지방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렇게 쌓인 내장지방은 염증 물질과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인슐린 저항성을 키우고, 시간이 지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과 2형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통계에서도 마른비만을 포함한 비만과 당뇨병 위험의 동반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공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5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52.4퍼센트가 비만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특히 30대와 40대에서 비만 동반률이 각각 81.3퍼센트, 76.7퍼센트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비만과 복부비만이 젊은 당뇨병 환자에서 사실상 ‘기본값’처럼 나타난 셈이다.

 

비만 여부에 따른 당뇨병 유병률 차이도 극명하다. 비만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7.6퍼센트로, 비만이 아닌 인구의 9.5퍼센트보다 약 두 배 높게 조사됐다. 30대만 놓고 보면 비만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5.5퍼센트로 비만이 아닌 30대의 0.9퍼센트에 비해 6배 이상 높았다. 40대와 50대에서도 비만군이 비비만군 대비 각각 5배, 2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여 젊은 연령대에서 체중과 체지방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질환 진입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뇨병을 이미 앓고 있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비만 동반 여부는 치료 성적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당뇨병 팩트시트 2025 분석에 따르면 혈당 조절 정도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를 6.5퍼센트 미만으로 유지한 비율은 비만 당뇨병 환자가 39.9퍼센트, 비만이 아닌 환자가 42.3퍼센트였다. 비만 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게 나타난 것이다. 혈당뿐 아니라 혈압, LDL 콜레스테롤까지 모두 목표 범위 내로 잡는 통합 조절률 역시 비만 당뇨병 환자군이 더 낮았다.

 

전문의들은 이 같은 수치를 두고 체중 증가와 복부 지방 축적이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니라 대사 건강 전반을 무너뜨리는 출발점이라고 해석한다.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인슐린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다가 결국 기능이 떨어지면서 공복혈당이 서서히 상승한다. 이 과정은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을 하지 않으면 ‘마른 건강체형’으로 오인하기 쉽다.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보고돼 있다. 체질량지수는 정상 범위지만 체지방률과 허리둘레가 높은 ‘정상 체중 비만’ 집단에서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발병 위험이 비만 기준을 충족하는 집단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측정된 사례들이 적지 않다. 서구에서는 이런 집단을 별도 위험군으로 분류해 허리둘레, 체지방률, 간 지방 MRI 등 대사지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는 이런 마른비만, 대사질환 고위험군을 겨냥한 데이터 기반 관리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 활동량, 심박변이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식단과 혈당 기록을 연동해 개인별 생활습관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아직까지 마른비만을 독립 질환 코드로 관리하는 제도는 없지만, 보험사와의 연계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기업 건강검진 사후관리 서비스에서는 이미 내장지방형 비만을 별도 리스크 요인으로 구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30대 40대에서는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 공복혈당,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 비율 등 대사 지표를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기적인 공복혈당 검사와 함께 가벼운 근력 운동, 식습관 조절만으로도 초기 마른비만 단계에서 내장지방을 줄이고 지방간으로 진행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계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계는 마른비만을 조기 포착해 대사질환으로의 진행을 늦추는 관리 모델이 정착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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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비만#이희진#당뇨병팩트시트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