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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270만호 돌파”…삼성전자 주도, 아모레퍼시픽 상표 경쟁력 급부상
경제

“특허 270만호 돌파”…삼성전자 주도, 아모레퍼시픽 상표 경쟁력 급부상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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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제1호 특허의 역사는 1909년, 독립유공자 정인호 선생이 등록한 ‘말총모자’ 특허에서 시작됐다. 그 시대의 기술이 민족의 독립운동을 이끌던 불씨가 되었듯, 산업과 경제의 성장에는 언제나 창의와 도전이 숨어 있다. 광복 이후 첫 특허로 기록된 ‘유화염료제조법(194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한민국에 등록된 특허는 무려 270만5천171건에 이르렀다. 오는 2027년에는 특허 등록 300만호 돌파가 예견되는 흐름이다.

 

이 치열한 특허의 역사 한가운데에는 삼성전자가 우뚝 서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등록 특허 13만4천802건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1969년 전자 산업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반도체와 모바일 기기 등에서 세계 무대의 선두주자가 된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한 해에도 5천255건의 특허를 새롭게 등록했다. 혁신의 원천은 숫자와 더불어, 삶을 변화시키는 기술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특허청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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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7만7천802건을 등록해 2위에 올랐다. 1959년 국산 라디오 개발을 시작으로 스마트 가전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누적 5만4천305건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최근 AI 구현의 기반이 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각광받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는 3만9천71건, LG디스플레이(034220)는 OLED와 QD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2만8천544건을 축적했다.

 

상표권 분야에서는 우리 생활에 익숙한 이름들이 또렷이 부상하고 있다. 1949년 ‘천일산업’의 상표 ‘天’이 1호를 장식한 후, 작년 말까지 274만1천47건이 등록됐다. 아모레퍼시픽은 1만6천514건이라는 방대한 상표권을 보유하며 1위에 올랐다. 설화수, 헤라 등 화장품 계열 상표와 함께, 브랜드의 가치는 기술의 경쟁력과 함께 기업의 정체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2위 LG생활건강은 더후, 페리오 등을 포함해 1만5천969건의 상표를 관리한다. 3위 아모레퍼시픽그룹(9천357건), 4위 씨제이(CJ)는 식품,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9천317건의 상표를 기록했다.

 

특허출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상도 눈에 띈다. 한국은 ‘특허 출원 세계 4위’에 올랐으며, ‘GDP 대비 특허출원’ 부문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과 함께 당당히 선진 5대 특허 강국 반열에 합류했다. 기술역량 강화와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 확대는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를 미래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이번 발표가 우리의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 담론을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우리 기업이 기술혁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술과 브랜드에 관한 치열한 각축전은 대한민국 경제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로 남는다. 혁신의 수치가 쌓일수록, 기업과 소비자 모두는 지식재산의 가치와 가능성에 더 깊이 주목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공개될 특허와 상표, 그 안에 담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우리의 일상과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2027년, 또 한 번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특허 300만호 시대’가 우리 곁에서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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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특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