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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C로 미술 결제한다”…아르투, 블록체인 인프라 고도화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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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미술 큐레이션 플랫폼 아르투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결제 인프라를 도입하면서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기술을 결합한 아트 금융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컬렉터가 국경을 넘나들며 작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 리스크와 정산 지연을 줄이고, 동시에 제도권 금융 수준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확보해 향후 RWA와 STO로 이어지는 디지털 증권 시장 진입을 노리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핀테크 인프라 구축 경쟁에서 유의미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르투 운영사 아비투스어소시에이트는 12일 USDC를 활용하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도화는 컴투스홀딩스가 참여한 콘엑스 메인넷 기반의 엑스플라 볼트 월렛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이용자는 아르투 플랫폼에서 USDC로 실시간 결제와 정산이 가능하며,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돼 거래 추적성과 투명성이 강화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격 안정성을 활용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제공한다.

스테이블코인 USDC는 미국 달러와 1대1 가치 연동을 목표로 설계된 디지털 자산으로, 각국 통화와 결제 인프라가 다른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직관적인 가격 기준을 제시한다. 아르투는 이런 구조를 미술품 거래에 적용해 국가, 환율, 결제망 차이에서 비롯되는 제약을 줄이려는 셈이다.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는 고가 실물 자산 거래가 다수 이뤄지는 만큼 정산 지연과 수수료, 자금 이동 규제 등 복합적인 비용이 발생해 왔는데, 아르투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시차 없는 정산과 간소화된 결제 흐름을 구현했다.

 

이번 인프라는 단순 결제를 넘어 정산과 리스크 관리 체계까지 포괄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아르투는 USDC 기반 구조에서 거래 추적성을 높이고, 시차 없는 정산 프로세스를 마련해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정산 안정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환율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도입해 고액 미술품 거래에서 빈번한 환차손 우려를 줄였다. 플랫폼 차원에서 실시간 NAV 검증과 커스터디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히면서, 전통 금융기관과의 협업과 상품 구조 설계에도 대응력을 높인 셈이다.

 

아르투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향후 아트펀드와 STO 등 실물 기반 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RWA 토큰 발행, 수익 배분, 2차 거래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증권형 토큰은 투자자 보호와 공시, 정산 안정성이 필수인 만큼, 제도권 수준의 결제와 커스터디 인프라가 핵심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아르투가 이번 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규제 연동형 정산 시스템까지 마련했다는 점은 향후 STO 상품 구조 설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는 이미 RWA와 STO를 활용한 실험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돼 왔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미술품과 명품, 부동산 등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분할 소유하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다만 자산 평가의 투명성과 실물 커스터디, AML과 KYC 같은 규제 요구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상용화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점에서 아르투가 NAV 검증, 커스터디 체계, 규제 연동형 정산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글로벌 규제 환경을 의식한 설계로 볼 수 있다.

 

아비투스어소시에이트 관계자는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결제 인프라가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RWA 기반 아트 금융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제도권 수준 운영 체계를 계속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술품을 단순 수집 대상이 아닌 금융 자산으로 인식하는 흐름에 맞춘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자산가와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미술품은 대체투자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어, 거래의 투명성과 정산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가 시장 확대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콘엑스 재단 측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물 미술품 결제와 정산 체계를 제도권 수준으로 도입한 사례는 아르투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기존에는 블록체인 기반 미술 거래가 주로 NFT나 실험적 형태에 머물렀다면, 이번 시도는 실물 커스터디와 금융 규제 요건을 정면으로 겨냥한 구조라는 해석이다. 재단 관계자는 문화 핀테크 메인넷이라는 콘엑스의 비전과도 방향성이 맞는다며, 향후 RWA와 STO 연계 금융 생태계 확대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술품 거래에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본격 도입한 사례가 앞으로 다른 실물 자산 영역으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 실물 자산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규제와 기술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산업계는 아르투가 제시한 구조가 실제 시장에 안착해 투자자와 기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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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콘엑스#us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