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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비 내는 당원 96만명 역대 최다"…국민의힘 "이재명 정권 맞서달라는 뜻"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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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 기반을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 규모가 역대 최다 수준에 도달했다며 결집을 과시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경선룰 논의와 맞물리면서 향후 공천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6일 당비를 내는 당원이 96만 3천23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당에 따르면 당원 시스템을 활용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통계 기준일은 이달 10일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수치를 공개했다. 정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추이를 제시하며 "작년 11월 30일 기준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은 74만 4천354명이었지만, 올해 4월 4일에는 71만 1천528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시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정 사무총장은 "8월 26일 전당대회 당시에는 당비 납부 당원이 75만 1천30명으로 소폭 늘었고, 이달 10일 기준으로는 전당대회 때보다 21만 2천201명이 증가해 96만 3천여 명을 기록했다"고 했다.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책임 당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책임 당원 규모는 전당대회일보다 5만 3천995명 증가했다. 책임 당원은 당 대표 선출 등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큼, 향후 당내 권력 구도와 공천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 사무총장은 당원 증가 요인과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당원 수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단지 지방선거 효과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국민께서 국민의힘과 함께 해주셔서 당원 증가로 이어진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장동혁 체제 출범 이후 당원에 대한 예우를 강조했고 당이 어려울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마음이 한데 모여 참여와 결속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도부의 당심 중시 기조가 숫자로 확인됐다는 해석이다.

 

당내에서는 당비납부 당원과 책임 당원 증가가 내년 지방선거 경선룰 논의와 맞물려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책임 당원 비중이 높아질수록 조직력을 갖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당심 과도 반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지도부는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수정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당원 증가가 경선룰 논의의 명분이 될지, 아니면 당내 갈등의 촉매가 될지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은 당원 기반 확대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방선거 경선 방식을 놓고 최고위원회의와 관련 기구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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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장동혁#정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