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후두염 경보…겨울 목감기 방치 땐 성대손상 우려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목이 붓고 쉬는 증상을 감기로만 여기고 넘기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의료계는 이들 중 상당수가 후두와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후두염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단기간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어, 단순 상기도 감염과 구분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영유아나 기저질환자는 급성폐쇄성후두염으로 악화될 경우 기도 폐쇄와 호흡부전 위험도 있어, 산업·교육 현장 전반에서 호흡기 감염 관리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의료계 설명을 종합하면 급성후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후두 점막에 침투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추운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실내외를 오가며 건조한 공기에 반복 노출되면 호흡기 점막 방어 기능이 약해진다. 이때 공기 중 병원체가 성대와 후두에 도달하면 점막이 붉게 부어 오르면서 통증과 음성 변화가 나타난다. 후두 점막은 코와 입으로 들어온 공기를 덥히고 적절히 습도를 맞추며 먼지와 이물질을 걸러내는 여과 장치 역할을 하는 만큼, 이 부위의 염증은 호흡과 발성 기능 저하로 직결된다.

전형적인 급성후두염의 증상은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 침을 삼킬 때 목구멍이 찌르는 듯한 통증, 갑작스러운 쉰 목소리 또는 음성 소실이다. 초기에는 단순 인후통으로 오인되기 쉽지만, 염증이 인두와 편도, 기관지 등으로 번지면 기침과 콧물, 코막힘, 가래가 동반된다.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지며, 전신쇠약감과 발열, 근육통이 함께 나타나 전신 감염 양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특히 이번 계절성 유행에서 주목되는 점은 후두 점막 자극 환경이다. 난방 사용 증가로 실내 공기가 더욱 건조해지면서 후두 상피세포의 점액층이 얇아지고, 점막 미세손상이 잦아져 바이러스 부착과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 단순한 환경 요인으로 보이지만, 후두 점막 방어 체계가 무너지면 성대 표면까지 영향을 받아 장기적으로 성대 점막 구조 변화와 기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급성후두염은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병행되면 2주에서 3주 사이에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회복 기간을 단축하고 후유증을 줄이려면 후두에 가해지는 물리적·화학적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의료진은 환기와 가습을 통한 실내 환경 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 말을 줄이는 음성 휴식을 기본 수칙으로 제시한다. 여기에 흡연과 음주를 중단하고, 자극적인 맵고 짠 음식 섭취를 줄이면 염증 부위의 추가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는 증상 정도와 동반 질환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를 사용하고, 발열이 동반되면 해열제를 병용한다. 후두 점막의 국소 염증을 줄이기 위해 국소소염제나 단기간 스테로이드 처방이 이뤄질 수 있으며, 가글액을 이용한 구강·인두 세척은 세균 부담을 낮추고 증상 완화에 기여한다. 다만 급성후두염의 상당수는 바이러스성인 만큼, 항생제 사용은 세균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경우로 제한하는 것이 원칙으로 보고된다.
급성후두염은 전염성이 있는 호흡기 감염 질환에 속해, 공공장소에서의 방역 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의료계는 기침과 가래를 동반한 환자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후 손 씻기와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2차 감염을 줄이는 기본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겨울철 사무실, 학교, 어린이집 같은 밀집 공간에서는 일시적인 증상이라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병행해 집단 발병을 막을 필요가 있다.
영유아의 경우 기도 직경이 성인보다 훨씬 좁아 급성후두염이 급성폐쇄성후두염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이때 특징적인 임상 양상이 나타나는데,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한 컹컹거리는 기침, 흡기 시 쌕쌕거리는 호흡음, 목과 가슴의 함몰을 동반한 호흡곤란, 미열과 콧물이 함께 나타나면 단순 감기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야간에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한밤중 아이가 숨을 쉬기 힘들어하고 안절부절못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급성폐쇄성후두염은 적절한 대응이 늦어질 경우 저산소증, 호흡부전, 심한 경우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진은 부모와 보호자가 아이의 호흡 패턴과 기침 소리를 평소와 다르게 느낄 때, 해열제만 복용시키고 경과를 지켜보기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진료를 서두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영유아 집중보육 시설에서는 교사와 보호자가 이러한 특이 증상에 대한 교육을 받고, 응급 상황 시 이송 프로토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성인에서도 후두염을 반복적으로 가볍게 지나칠 경우 만성 후두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조재구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 두경부외과 교수는 급성 후두염을 방치하면 목소리 변화가 고착되거나 성대 내부 염증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만성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성대 궤양이나 성대 물혹 등 구조적 병변으로 발전해, 향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직업적으로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교사, 콜센터 직원, 공연 종사자는 겨울철 후두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의료계는 급성후두염을 단순 계절성 질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호흡기 감염 관리와 음성 건강을 연결하는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와 교육계에서도 재택근무·원격수업 확대 흐름과 맞물려, 감기 증상 초기 단계에 충분한 휴식과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조직 문화가 정착될 경우 후두염 악화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결국 급성후두염을 둘러싼 예방과 관리 체계가 구축될지,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후두 건강의 중요성을 얼마나 인식할지가 겨울철 호흡기 질환 부담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