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실업수당 3년 만에 최저”…미국 노동시장, 저해고·저채용 기조 속 견조 국면
현지시각 기준 11월 26일, 미국(USA) 워싱턴 D.C.에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실업수당 통계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한 흐름을 시사했고, 월가에서는 향후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단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23∼29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1천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보다 2만7천건 줄어든 수치로, 202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만건을 상당 폭 밑돌면서 해고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2주 이상 실업수당을 받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1월 16∼22일 기준 193만9천건으로 전주 대비 4천건 감소했다. 노동부는 직전 주 계속 청구 건수를 194만3천건에서 1만7천건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표는 최근 미국의 고용 데이터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여파로 10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취소되고, 11월 주요 고용지표 공개도 잇따라 지연되면서 공식 통계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월가 투자자들은 매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 통계를 통해 고용시장 체온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실업수당 지표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실제 해고 흐름을 반영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피하면서도 신규 채용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고용주들이 경기 둔화 가능성과 금리 수준 등 경제 불확실성을 의식해 인력 구조조정을 자제하는 대신, 인원 충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사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채용·저해고가 공존하는 노동시장 국면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통화정책과 성장 전망에도 파급을 미치고 있다. 해고가 눈에 띄게 늘지 않는 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정책 전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고용시장이 갑작스러운 냉각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안도감도 형성되고 있다. 동시에 신규 채용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임금상승 압력이 점차 완만해져 인플레이션 진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향후에도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셧다운 사태 이후 통계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보정 작업이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와 정책 당국은 고용보고서와 함께 실업수당 청구 통계를 병행 분석하며 경기 사이클의 전환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간 지표가 가리키는 견조한 노동시장 흐름이 연말과 내년 초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