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텔 제온6 인증 획득”…SK하이닉스, AI 서버 독점력에 55만 원대 지지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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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 차세대 서버용 CPU 플랫폼 제온 6에 들어가는 DDR5 서버용 D램 인증을 획득하며 주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18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가 1%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 유입되며 주가가 55만 원 선을 지키는 흐름이다. AI 서버 수요 확대와 규제 완화 기대가 맞물리며 메모리 업황 회복 국면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2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 오른 553,000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는 538,000원에서 출발했으며 장중 한때 563,000원까지 올라 강보합권을 형성했다. 최근 외국인 대량 매도로 숨 고르기를 거친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을 중심으로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 646,000원에서 조정을 받은 구간이지만, 기술적 지지선 상단에서 반등 탄력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 SK하이닉스[00066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 SK하이닉스[00066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수급 개선도 두드러진다. 이날 매수 상위 창구 1위와 3위에 모건스탠리 21만 주, 제이피모간 15만 주가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메이저 자금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매도 상위에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증권사가 주로 포진해 개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물량을 외국계가 받아내는 손바뀜 구조가 나타난다. 외국인 보유율은 53.3%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정 시 비중 확대 전략이 이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 지표를 놓고 보면 동종 업계 대비 차별화가 뚜렷하다. 시장 추정치 기준 SK하이닉스의 2025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45.9% 수준으로, 파운드리 부진에 직면한 삼성전자 등 다른 반도체주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인 지분율은 53.34%로 삼성전자 52.12%를 웃도는 수준이며, 2025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 PER은 약 10.24배로 업계 평균 대비 저평가 매력도 거론된다.

 

이 같은 투자심리 개선의 배경에는 인텔 인증과 실적 퀀텀 점프 전망이 자리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제온 6 플랫폼에 탑재되는 256GB DDR5 RDIMM 제품에 대한 인증을 확보했다. 10나노급 5세대 1b DDR5 서버용 D램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을 높여 AI 서버 투자 확대 국면에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HBM에 집중됐던 시장의 관심이 범용 서버 메모리 부문으로 확장되며 기술 경쟁력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전망도 공격적이다. 금융투자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4년 영업이익은 약 23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42조 7,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2년 새 영업이익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2024년 기준 약 20배 수준인 PER이 2025년 10배 안팎으로 빠르게 낮아지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줄어드는 구도다. 2025년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19% 급증한 12조 5,900억 원으로 제시돼 주주가치 제고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정책 환경도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600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한 만큼, 금융·산업자본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병행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설비투자 전략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환경을 보면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환차익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 블랙웰 아키텍처 출시 일정과 맞물려 HBM4 6세대 양산 로드맵이 진행 중이어서,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핵심 수혜주라는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 HBM과 DDR5 서버 D램의 투트랙 성장이 구조적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와 장기 시각은 구분된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전일 고점인 563,000원 돌파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외국인 수급이 이어지는 한 55만 원대 가격 구간이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2025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어, 현재 10배 안팎의 PER 영역을 매수 구간으로 해석하는 의견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향후 주가 방향성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발표 이후 금리 인하 속도와 경쟁사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메모리 업황 피크아웃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 전망이 제시될 경우 SK하이닉스가 60만 원 선 재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달러 인덱스 급변과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은 유의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용인 클러스터 자금 조달 구체안과 글로벌 AI 서버 투자 규모를 향후 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당국과 업계는 메모리 경기 회복세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AI 수요가 실제 설비투자와 실적으로 얼마나 연결될지 면밀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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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인텔#h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