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7만6천달러까지 밀릴 수 있어”…일본 금리 인상 공포,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흔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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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일본(Japan)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리로 급격한 변동성에 휘말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주요 지지선을 잇달아 하향 돌파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고,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을 넘어선 하락 추세 전환 우려가 퍼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과 미국(USA) 정치·통상 불확실성이 겹치며, 디지털 자산이 다시 거시경제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는 구도다.

 

코인터크(Cointurk)는 2025년 12월 16일자 보도에서 “비트코인이 8만 6000달러 선을 내주며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분석가들은 7만 6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시장 분석가 로만 트레이딩(Roman Trading)은 비트코인이 여러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9만 4000달러 선 안착에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기술적 피로와 거시 변수 결합을 약세의 배경으로 꼽았다.

"비트코인 7만6천불까지 추락하나"... 일본발 금리인상 공포 '엄습' (제공:AI제작)
"비트코인 7만6천불까지 추락하나"... 일본발 금리인상 공포 '엄습' (제공:AI제작)

특히 이번 주 금요일로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발 금리 쇼크”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금리가 다시 오를 경우, 과거 사례처럼 20% 이상의 추가 손실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일본이 초저금리에서 벗어나는 속도를 높일 경우, 엔화 기반 차입을 활용한 고위험 투자 포지션이 청산되며 가상자산 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 데이터는 이런 우려에 일부 힘을 싣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섰던 2024년 3월과 7월, 그리고 2025년 1월마다 비트코인은 27%에서 최대 31%에 달하는 조정을 겪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본의 초완화 정책은 오랫동안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기반이 돼 왔고,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유동성을 공급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 인상으로 이 자금이 거꾸로 회수되면,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중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전문가 라크 데이비스(Lark Davis)는 단순한 유동성 축소 우려만으로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는 과거 몇 차례의 일본 금리 인상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미국의 대외 통상·지정학 리스크가 동반되면서 시장 불안 심리가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거시 악재의 중첩’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의 변동성을 키웠으며, 지금의 약세장 역시 같은 맥락 위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약세는 주요 알트코인 가격에도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솔라나(Solana)는 현재 120달러 선 위에서 불안한 지지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 수준이 무너지면 100달러까지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카르다노(ADA) 역시 0.48달러 지지 구간을 하향 이탈할 경우, 0.24달러대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낙폭이 커질수록 시가총액이 작은 알트코인으로 충격이 전이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일부 온체인·거시 지표는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단크립토(DaanCrypto) 등 분석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가상자산 가격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해 세금을 줄이려는 이른바 세금 회피성 매도(Tax-loss harvesting)와, 비트코인 4년 주기설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이 매수세를 압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다만 일본 금리 인상과 비트코인 하락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현재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인터크 보도는 과거 세 차례 금리 인상 이후의 하락률을 근거로 들었지만, 이번 국면에서 핵심 변수로 꼽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 현 시점의 파생상품 레버리지 비율,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등은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세금 회피성 매도 역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실제 매도 물량이나 기관 자금 이탈 규모가 공개되지 않아 분석의 신뢰도를 제약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은 일본은행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엔화 강세와 글로벌 위험자산 조정이 다시 맞물리며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을 확장시킬 수 있다. 반대로 인상 결정이 유보되거나 시장 예상보다 완만한 긴축 신호가 나온다면, 최근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비트코인 가격에 뒤늦게 반영되며 기술적 반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방향성은 비트코인이 7만 6000달러 부근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8만 4000달러선에서의 기술적 반등 시도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매도 압력이 계속 누적될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일본 통화정책과 거시 유동성 환경 변화 속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가격 궤적을 그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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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일본은행#로만트레이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