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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가전이 캔버스 된다"…세라젬, 아트 컬래버로 디자인 실험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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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가전과 아트 컬래버레이션이 맞물리며 웰니스 가전 디자인 전략이 한 단계 확장되는 모양새다. 기능 경쟁이 치열한 헬스케어 기기 시장에서 외형과 감성 경험을 차별화 축으로 삼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교체형 모듈 디자인과 작가 협업을 접목한 이번 행보를 두고, 안마의자를 포함한 휴식가전이 리빙테크와 아트테크 영역까지 걸쳐가는 전환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세라젬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 리빙파워센터 내 세라젬 웰스토어 용인기흥점에서 휴식가전 파우제 M8 Fit을 활용한 신진 작가 협업 작품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첫 협업 작가는 서호성으로, 세라젬은 향후 협업 작가 풀을 넓혀 정기적인 전시와 제품 확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파우제 M8 Fit은 양 옆면을 감싸는 사이드 커버의 색상, 패턴, 소재 조합을 통해 12가지 스타일 중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이다. 안마 기능을 중심으로 한 기존 안마의자와 달리, 거실과 방 인테리어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리빙가전 콘셉트를 강조해 왔다. 특히 구매 후에도 사용자의 취향 변화에 맞춰 사이드 커버를 상시 교체할 수 있는 파우제 피팅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제공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아트 컬래버레이션에 적합한 형태를 갖춘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세라젬과 서호성 작가는 파우제 M8 Fit의 사이드 커버를 일종의 캔버스로 재해석했다. 시에나 오렌지 색상의 플레인 우븐 소재 커버 위에 작가가 직접 회화를 더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해, 양산형 커버와 작가 개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의 오브제를 구현했다. 기성 제품 위에 덧입히는 방식이어서, 기계적 구조나 사용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시각 경험은 전혀 다른 제품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서호성 작가는 집 안에 상시 놓여 사용하는 휴식가전이라는 제품 특성에 주목했다. 작품에서는 사람과 반려동물, 꽃의 이미지를 중심 모티브로 삼아, 함께 머무는 존재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정서적 안정과 휴식, 치유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사용자가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시각적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느끼도록 돕는 장치로 기능하도록 기획된 셈이다. 해당 작품은 세라젬 웰스토어 용인기흥점에서 서호성 작가의 다른 작품과 함께 2026년 1월까지 전시된다.

 

휴식가전 시장에서는 그동안 마사지 강도, 체형 인식 알고리즘, 자동 프로그램 수 같은 기능 스펙 경쟁이 중심이었다. 반면 세라젬은 교체형 커버 구조를 전면에 내세워 인테리어 가전, 라이프스타일 가전으로 포지셔닝을 넓혀 왔다. 이번 아트 협업은 그 연장선에서, 모듈형 하드웨어를 활용해 예술 경험까지 확장하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사용자가 커버를 교체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취향과 정서를 반영하는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되도록 한 셈이다.

 

세라젬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팝업 전시 형태의 확장, 작가 작품을 적용한 한정판 커버 출시 등 사업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체형 구조를 기반으로 컬러나 소재뿐 아니라 작가별 그래픽, 텍스처, 테마를 주기적으로 선보이면, 동일 본체를 쓰면서도 외형 경험을 갱신하는 구독형 모델이나 시즌 컬렉션 전략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IT 기반 헬스케어 기기가 패션·리빙 영역에서 활용해 온 한정판 전략을 받아들이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해외에서는 스마트워치 스트랩, 무선 이어폰 케이스, 스마트 스피커 외관 등에 유명 브랜드나 아티스트 디자인을 입힌 협업 사례가 꾸준히 등장해 왔다. 반면 안마의자나 대형 휴식가전 영역에서는 작가 협업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기기 크기가 크고 거실이나 방 한가운데 놓이는 특성 탓에 시각적 부담이 커, 정제된 형태와 제한된 색상 위주 디자인이 주류를 이뤄온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세라젬의 시도는 이 같은 관성을 벗어나, 대형 헬스케어 기기를 통해서도 집 안에 예술적 오브제를 들여놓는 경험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다만 작가 협업 제품을 상용화하려면 생산 단가, 물류, A/S 체계 등 현실적인 과제가 뒤따른다. 커버를 캔버스로 쓰는 구조상 개체마다 무늬가 달라질 수 있어, 한정판으로 소량 생산하는 방향이 우선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수집형 아트테크와 리빙가전 수요를 함께 겨냥할 경우, 작품성뿐 아니라 내구성, 관리 편의성, 소재 안정성 등에 대한 검증도 필수다.

 

세라젬 관계자는 파우제 M8 Fit의 사이드 커버를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제품을 예술 작품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하며, 향후에도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이어가 파우제 M8 Fit을 안마의자 이상의 예술적 오브제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기능 중심 경쟁이 포화된 휴식가전 시장에서, 이 같은 디자인 모듈화와 아트 협업 전략이 실제 수요와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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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파우제m8fit#서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