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ESG 역량 고도화”…KT, 공급망 경쟁력 강화 전망
협력사 ESG 역량 강화가 통신 산업 공급망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를 책임지는 통신 기업의 환경·안전·윤리 기준이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협력사까지 ESG 경영 체계를 갖추는 것이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 프로그램이 정보통신 분야 공급망 ESG 대응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30일 KT와 2025년 협력사 ESG 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KT와 거래하는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교육과 진단, 현장실사 기반 컨설팅을 패키지로 제공해, 공급망 전반의 ESG 수준을 일정 기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반위가 마련한 중소기업 ESG 표준 가이드라인을 공통 기준으로 적용해, 평가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이미 지난해 통신업계에서 가장 먼저 협력사 대상 ESG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당시 20개 협력사가 ESG 교육과 진단, 현장 컨설팅을 받았고, 이 가운데 13개사가 ESG 우수 중소기업 확인서를 획득했다. 확인서는 환경, 인권·노동, 안전, 윤리, 거버넌스 등 주요 항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관리 체계를 갖췄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역할을 해, 국내외 발주처와 금융기관 평가에서 협력사의 신뢰도 제고에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정보통신 산업 특성에 맞춰 안전 테마형 ESG 컨설팅을 확대하는 점이 특징이다. 통신망 구축·유지보수 협력사는 고위험 작업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ESG 중 안전 분야의 핵심 항목으로 꼽힌다. KT는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현장 위험성 평가, 안전 문화 정착, 작업 표준 개선 등 실무 중심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 서류 준비가 아닌, 사고 예방과 작업자 보호로 이어지는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둔 지원 구조다.
동반위는 사업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며 성과 우수 기업에 대한 금융 인센티브도 연계한다. ESG 수준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개선된 협력사에는 금리 우대 등의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ESG 성과를 재무적 이익과 직접 연결하는 구조로, 중소기업이 단기 비용 부담을 넘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ESG를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통신·ICT 기업을 포함한 주요 발주처들은 협력사에 환경 규제 준수, 인권·노동 보호, 부패 방지 등 포괄적 ESG 기준을 요구하는 추세다.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공급망 실사 제도처럼, 대기업이 협력사 ESG 리스크까지 관리해야 하는 규범 환경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이번 동반위·KT 협력 모델은 국내 통신 분야에서 이러한 글로벌 요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범 사례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곽재욱 동반위 운영처장은 KT가 통신업계 최초로 협력사 ESG 지원 모델을 구축해온 점을 언급하며, 향후에도 협력 중소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급망 단위 ESG 역량 강화 시도가 정보통신을 넘어 다른 IT·제조 분야로까지 확산될지, 그리고 실제 수주 경쟁력과 자금 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산업 구조와 제도가 ESG 요구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