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예술 사이로 걷는다”…가을 서울, 미식과 감성 공간 찾는 여행자들
가을빛으로 물든 서울을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예전엔 고궁이나 대형 명소만 찾았지만, 지금은 골목 속 맛집과 숨은 전시 공간이 도시 여행의 일상이 되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계절과 취향에 민감해진 여행자의 새로운 태도가 담겨 있다.
요즘 서울에서 미식과 예술이 어우러진 장소들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동대문구 신설동의 King수제만두는 정성 가득한 만두로 속을 채우는 곳으로, 한 그릇의 만두가 푸근함과 따뜻함을 전한다. 방송에 소개된 적도 있는 이 중식당은 혼자 식사하는 사람도 편하게 들를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친근하다. SNS에는 ‘가을 만두’ 해시태그로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도심 한복판의 커피앤시가렛은 넓은 유리창을 통해 서울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펼쳐지는 카페로 인기다. 가을 햇살이 들이치는 오후,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며 일상을 잠시 멈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아졌다. 각종 커뮤니티와 온라인 평점에서도 ‘가을에 어울리는 뷰맛집’으로 호평이 이어진다.
혜화 대학로의 카산도는 ‘나만의 섬’ 콘셉트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공간에서 카츠, 카레, 산도 등 정갈한 일식을 내놓는다. 정통 일식당의 존중을 담되, 와비사비 무드가 느껴지는 색다른 분위기로 소셜 미디어 세대를 끌어들인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찾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남대문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에, 변화무쌍한 전시 콘텐츠가 계절마다 신선한 영감을 전한다. 관람객들은 “가을에는 미술관이 제격”이라는 평과 함께, 전시 관람 후 인근 맛집과 카페를 잇는 도심 여행 동선을 공유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계절별 미식-문화 복합 공간 방문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가을에는 단풍 명소보다 취향 위주의 공간 검색과 후기 작성이 두드러진다.
한 트렌드 분석가는 “가을 도시 여행의 본질은 자기 취향을 따라 도시의 새로운 결을 경험하는 데 있다며, 미식과 예술을 동시에 즐기려는 일상이 지극히 자연스러워졌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혼자라도 전시 보고 카페 가는 시간이 최고의 힐링”, “서울이 매번 새롭게 느껴진다”는 공감이 이어지며, 각자만의 동선이 ‘가을 여행지도’가 되고 있다.
식도락과 예술이 만나는 작은 산책길.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