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진 주가 13.96% 급등”…SMR 수요 확대에 원전 실적 기대감 고조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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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 주가가 글로벌 SMR 소형모듈원전 시장 개화 기대와 미국발 원전 협력 강화 흐름 속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단기 급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해외 수주 모멘텀이 맞물리며 원전 관련주의 구조적 성장세가 강화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5일 기준 우진 주가는 18,86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96% 올랐다. 같은 날 거래량은 약 939만 주로 직전 거래일보다 폭증했고, 장중 한때 19,37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 19,450원에 근접했다. 단기 조정을 마친 뒤 5일선과 20일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며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횡보 구간을 벗어나 새로운 상승 국면 진입 신호를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글로벌 SMR 수요 확대… 우진, 원전관련주 성장세 강화
[분석] 글로벌 SMR 수요 확대… 우진, 원전관련주 성장세 강화

주가 급등 배경으로는 미국 상무부의 한일 대미 투자 관련 발언이 꼽힌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가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자, 글로벌 SMR 수요 확대와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자재 수출 기대가 재부각됐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베이스로드 전원인 원전의 필요성이 커지며, 원전 계측기기 전문 업체인 우진의 기술력이 SMR 안전성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최근 1주일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12월 5일 하루에만 약 37만 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기관도 같은 날 약 7만 주를 매수해 힘을 실었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의 대량 매수 전환 시점마다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방 압력이 강화되는 패턴이 나타나, 메이저 수급 주체들이 원전 섹터의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내 위치를 보면 우진은 수익성에서 두드러진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545위의 중소형주이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156%에 달해 두산에너빌리티 마이너스 49.44퍼센트, 두산밥캣 마이너스 34.57퍼센트 등 대형주보다 월등한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상장주식수는 약 2,019만 주, 시가총액은 3,809억 원 수준으로 유통 물량이 가벼워, 호재성 이슈가 발생할 때 주가 탄력성이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1.84퍼센트로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최근 매수 강도를 감안할 때 비중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무 건전성과 밸류에이션도 투자 매력으로 지목된다. 우진의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8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92퍼센트 급증했다.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1.06배로 두산에너빌리티 1.09배와 유사하지만, 부채비율은 19.02퍼센트, 당좌비율은 353.39퍼센트에 달해 재무 안정성이 업계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다. 상장주식수 2,019만 주와 시가총액 3,809억 원을 감안하면, 현재 실적 성장과 SMR 시장 잠재력을 반영하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최근 수주 성과도 뚜렷하다. 우진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약 78억 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조립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해 2030년까지 안정적 일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계약을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 정책이 실제 수주 잔고 확대라는 실질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한다. 테마성 급등락이 잦은 원전주 가운데서도 실적 기반을 갖춘 우진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차원의 SMR 붐과 미국발 원전 르네상스도 장기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일 자본을 활용한 원전 건설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한국형 원전과 관련 기자재의 수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SMR이 탄소중립과 AI 시대 전력 공급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원전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정밀 계측기기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진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장기 성장 로드맵이 이런 흐름과 맞물리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국내 원전 수출이 가시화될 때마다 기자재 공급망 핵심 업체인 우진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원전 산업이 단기 기대감 국면을 넘어 실질 수요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원전 안전성과 직결되는 계측·진단 분야는 신규 건설에 따른 수요와 기존 설비 교체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며 중첩 호황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일 업종 내 비교 결과 우진은 높은 이익 성장률과 안정적 재무구조가 강점인 반면, 대형주 대비 낮은 시가총액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다만 섹터 강세장에서는 가벼운 시가총액이 오히려 상승 탄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단건 대형 수주 이슈에 민감한 구조인 데 비해, 우진은 소모성 자재와 유지보수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투자자들의 선호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전고점 19,450원 돌파 여부가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유지될 경우 19,450원을 강하게 상향 돌파하면 2만1,000원대까지 단기 오버슈팅이 가능한 구간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본격화될 경우 1차 지지선은 1만7,500원 안팎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SMR 발주 일정과 체코 원전 본계약 진행 상황이 우진 주가 레벨업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전 섹터 특성상 정부 정책과 국제 정세, 개별 프로젝트 수주 결과 등에 따라 등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월 5일 급등으로 기술적 이격도가 큰 상황인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국면에서 분할 매수 접근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SMR 발주 현실화와 원전 수출 계약 진행 속도가 원전 관련주의 중장기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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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smr#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