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연기관 픽업 정면 승부”...KGM 무쏘, 타스만 견제→세분화 전략

한유빈 기자
입력

KG모빌리티가 내년 1월 출시를 예고한 신형 무쏘를 통해 국내 내연기관 픽업트럭 시장에서 기아 타스만과의 정면 승부에 나선다. 20여년간 무쏘 스포츠와 코란도 스포츠, 무쏘 스포츠앤칸으로 이어진 픽업 라인업을 기반으로 누적 50만대를 판매한 KGM이, 첫 정통픽업 타스만의 돌풍 속에서 동력계와 적재 성능, 오프로드 기능을 세분화해 대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 픽업의 마지막 황금기를 둘러싸고 양사의 상품 기획 철학이 극명하게 갈리는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

 

KGM은 경기도 고양 KGM 익스피리언스센터 일산에서 미디어 프리뷰를 열고 신형 무쏘의 디자인과 주요 제원을 공개했다. 신형 무쏘는 디젤과 가솔린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마련해 선택 폭을 넓혔다. 디젤 2.2 LET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0kg·m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가솔린 2.0 터보 엔진은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217마력, 최대 토크 38.7kg·m의 성능을 제공한다. KGM 측은 제원상 일부 수치에서 타사 대비 열세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실주행 영역에서의 최대 토크 발현 특성을 강조하며 일상 주행과 견인, 레저 용도 모두에서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내연기관 픽업 정면 승부 KGM 무쏘, 타스만 견제→세분화 전략
내연기관 픽업 정면 승부 KGM 무쏘, 타스만 견제→세분화 전략

상품 구성의 핵심은 적재 공간과 하체 구조의 세분화에 있다. 신형 무쏘의 데크는 스탠다드 데크와 롱데크 두 가지로 운영된다. 스탠다드 데크는 길이 1천300mm, 폭 1천570mm, 높이 570mm로 1천11리터 용량을 확보했고, 롱데크는 길이 1천610mm, 폭 1천570mm, 높이 570mm로 1천262리터의 적재 공간을 갖췄다. 적재 중량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졌다. 스탠다드 데크는 최대 400kg 적재가 가능하고, 롱데크는 5링크 서스펜션 적용 시 500kg, 파워 리프 서스펜션 적용 시 700kg까지 실을 수 있도록 설정됐다. 스탠다드 데크 기준으로 진입각 30.9도, 탈출각 27.8도, 최저 지상고 245mm를 확보해 오프로드 진입 능력을 수치로 제시했다.

 

구동 성능과 험로 대응 능력 역시 본격 오프로드 픽업을 지향한다. 무쏘는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동 기어 잠금장치,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 기능을 조합해 노면 상황 인지가 어려운 비포장 도로나 캠핑, 오지 레저 환경에서의 활용도를 겨냥했다. 특히 CSV 기능은 하부 시야를 디스플레이로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 차체 손상 위험을 줄이고 초보 오프로드 운전자에게도 직관적인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전통적으로 프레임 바디와 오프로드 성능을 중시해 온 KGM의 기술 축적이 집약된 영역으로 해석된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픽업의 본질을 강조한 기본 모델과 도심 지향의 그랜드 스타일이 병행된다. 기본 모델 전면부는 수직적 요소와 강인한 라인으로 정통 오프로드 이미지를 구현했다. 그랜드 스타일은 전용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LED 안개등을 적용해 도시 환경에 어울리는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를 통해 상용 활용과 레저, 세미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수요까지 서로 다른 고객층을 흡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KGM 관계자는 무쏘가 픽업 고유의 강건함과 현대적인 편의성을 결합한 모델이라며, 레저부터 비즈니스까지 폭넓은 실용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구도 측면에서는 기아 타스만의 약진이 KGM의 전략 수정과 신차 투입을 재촉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타스만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7천540대가 판매되며 무쏘 스포츠 6천934대, 무쏘 EV 6천892대를 근소하게 앞서 국내 픽업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사실상 독점 지위에 가까웠던 KGM 입장에서는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브랜드의 진입 가능성이 맞물리는 시점에 내연기관 픽업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필수 과제가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형 무쏘가 엔진 선택, 데크 규격, 서스펜션 방식, 전면 디자인까지 다층적으로 세분화한 구성을 앞세워, 하나의 차종 안에서 복수의 세그먼트를 포괄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내연기관 픽업의 수명 주기와 전동화 전환 속도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 픽업과 하이브리드 픽업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장 국내 시장에서는 디젤과 가솔린 기반 픽업 수요가 레저와 상용, 오프로드 튜닝 문화와 결합해 견고한 저변을 형성하고 있다. 신형 무쏘가 이런 수요층을 지키면서도, 타스만이 개척한 신규 고객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지가 KGM의 향후 체질 개선과 수익성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쏘와 타스만 간 경쟁이 내연기관 픽업의 마지막 전성기를 형성하는 동시에, 향후 전동화 픽업 라인업 설계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유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kgm#무쏘#타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