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50억 유상증자 완료…파라택시스코리아, 비트코인 채굴 전환 기대에 상한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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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택시스코리아가 약 150억 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 완료와 데이터 보안 기업 인수 계획을 공개한 11일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재무 리스크 완화와 디지털 자산·비트코인 채굴 중심의 신사업 전환 기대가 겹치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금 수혈을 통해 숨통은 트였지만, 여전히 실적 기반이 취약한 만큼 고위험 투자 구간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오후 파라택시스코리아 주가는 전일 대비 29.93% 급등한 1,107원으로 상한가에 안착했다. 지난달 28일부터 900원대 초반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 수직 상승해 5일, 20일 이동평균선을 동시에 돌파하며 최근 지지부진했던 흐름을 반전시켰다. 전날 장중 852원까지 밀렸던 주가가 하루 만에 30% 가까이 급반등한 것은 유상증자 효과와 신사업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단기간에 분출된 결과로 해석된다.

[분석] 150억 수혈로 재무 숨통 틔웠다… 파라택시스코리아, '비트코인 광산'으로 체질 개선 가속도
[분석] 150억 수혈로 재무 숨통 틔웠다… 파라택시스코리아, '비트코인 광산'으로 체질 개선 가속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핵심 요인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된 약 150억 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 완료와 타법인 증권 취득 결정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악재로 인식되지만, 이번 건은 재무 구조 개선과 신규 사업 ‘실탄 확보’라는 측면이 부각되며 호재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우세하다. 회사는 조달 자금을 데이터 보안 전문 업체 신시웨이 지분 인수에 투입해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및 채굴 사업의 보안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수급 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개인 사이에 단기 매매 공방이 뚜렷하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은 12월 10일 하루에만 51만 주 이상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대부분 받아내며 주가를 떠받쳤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39.8%에서 최근 들어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38%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외국인 매수세 재유입 여부가 주가 방향성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섹터 관점에서도 평가 잣대가 달라지고 있다. 시가총액 약 970억 원대의 소형주인 파라택시스코리아는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형 바이오주와 비교해 펀더멘털 열세가 부각돼 왔다. 다만 시총이 작고 유통 물량이 적어 특정 테마 발생 시 주가 탄력이 대형주 대비 훨씬 크다는 점이 공격적 투자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존 바이오 프레임보다 핀테크·블록체인 관련주로 분류하는 것이 현실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무 지표를 보면 여전히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회사는 2024년 기준 매출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PBR은 7.36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과 비교해 높은 편이며, 부채비율은 21.5%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지만 이 역시 잦은 자본 확충에 힘입은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이후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주가를 지탱하는 테마는 ‘비트코인 트레저리’와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인프라 확보 계획이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비트코인을 재무 준비 자산으로 편입하고 채굴 사업에 나서며 디지털 자산 금융 플랫폼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보안 기술을 보유한 신시웨이 인수 계획이 더해지며, 가상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과 주가가 동조화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비트코인 테마 편입은 양면성을 지닌다. 가상자산 시장 호황기에는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만, 비트코인 가격 급락 시에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여기에 약 1,800만 주 규모 신주 상장 이후 오버행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어, 테마 강도가 약해질 경우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테마 장세와 구조적 공급 부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셈이다.

 

동일·인접 업종 내 기업들과 비교하면 파라택시스코리아의 특징은 바이오와 디지털 자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통 제약·바이오 업종이 연구개발과 실적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동사는 인수합병과 자산 재배치를 통해 퀀텀 점프를 노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향이 짙은 전형적 종목으로 분류하며, 단기 변동성에 특화된 트레이딩 종목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기술적·펀더멘털 요인을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상한가 안착에 따른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1,100원 안팎이 지지선으로 작동하지 못할 경우 실망 매물이 몰리며 급격한 조정이 나올 수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신시웨이 인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비트코인 채굴·트레저리 사업에서 가시적인 매출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대목은 재무 구조의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대외 변수다. 현재처럼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외부 자금 조달에 크게 의존하는 경영 구조는 금융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 동시에 각국 규제 강화, 비트코인 가격 조정 등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은 회사 펀더멘털을 직접적으로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사업 재편이 실제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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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택시스코리아#신시웨이#비트코인채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