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오토인젝터로 풀라인업"…셀트리온, 유럽 자가면역 시장 공략 속도
자가주사형 바이오의약품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2종의 자동주사제 제형을 확보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가 오토인젝터 제형 추가에 대해 승인 권고 의견을 내면서 환자 편의성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의 대규모 실손 절감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와 코이볼마의 오토인젝터 제형 추가 변경허가 신청에 대해 승인 권고를 받았다. 약물사용자문위원회의 변경허가 승인 권고는 사실상 승인을 의미해 셀트리온은 두 제품 모두에 대해 45밀리그램, 90밀리그램 용량의 오토인젝터 제형을 확보하게 됐다. 코이볼마는 이번 변경허가로 45밀리그램 바이알 제형까지 승인 범위를 넓히며 스테키마와 함께 오리지널 스텔라라에 상응하는 모든 용량과 제형을 갖춘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스테키마와 코이볼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로, 동일한 성분 우스테키누맙을 사용해 건선, 건선성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에 투여되는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유럽 각국에서 상이하게 적용되는 특허와 허가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두 제품에 서로 다른 적응증 구성을 적용했다. 스테키마가 판상형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등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코이볼마는 여기에 궤양성 대장염을 추가로 확보해 적응증 포트폴리오를 넓힌 형태다.
오토인젝터 제형은 손잡이 형태의 기기를 피부에 대고 버튼을 누르면 약물이 자동으로 주입되는 방식으로, 의료인 도움 없이도 일정 수준의 교육만 받으면 환자 스스로 투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보다 조작 과정이 단순해 주사 바늘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큰 환자나 손 사용이 불편한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셀트리온은 자동주사제 제형 추가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군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자가 주사를 선호하는 환자의 순응도와 만족도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에서는 만성질환과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중심으로 자가 투여형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와 가정 내 투약 경험이 축적되면서 병원 중심 투여에서 환자 주도 관리로의 전환이 가속됐다. 스테키마와 코이볼마는 기존 프리필드시린지에 더해 오토인젝터까지 확보하면서 동일 계열 약제 중 더 넓은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됐고, 처방 수요가 민감한 보험 제도 하에서도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의 규모도 셀트리온 전략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스테키누맙 글로벌 시장은 약 216억606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3248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각국 보건당국과 보험자는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약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으로서는 강화된 제형·용량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럽은 물론 향후 미국 등 주요 시장 진입 시 가격과 편의성을 동시에 내세울 수 있는 셈이다.
우스테키누맙 계열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후 자동주사제, 온보딩 지원 프로그램, 디지털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결합해 환자 유지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추세다. 셀트리온은 이번 오토인젝터 추가로 유럽에서 이러한 경쟁에 정면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복수 브랜드 전략과 다양한 적응증 조합으로 특허 리스크를 분산하는 한편 입찰 시장과 처방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향후 규제 측면에서 EMA의 변경허가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유럽 각국 보건당국의 급여 및 처방 가이드라인 반영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각국은 약가와 제형, 환자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 간 전환 정책을 설계하고 있어, 자동주사제 제형을 포함한 전 라인업 보유 여부가 입찰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강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스테키마와 코이볼마가 오토인젝터 제형 추가로 전 라인업을 갖추게 되면서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제형 개발을 이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셀트리온의 이번 제형 확장이 실제 처방 패턴 변화를 이끌지, 그리고 대규모 자가면역질환 치료 시장 재편의 기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