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민주 탓" 장동혁 발언에…더불어민주당 "국민 상식 거스르는 망언" 맹공

정치권이 계엄 정국의 책임을 둘러싸고 다시 격돌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운용을 계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반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장 대표가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정 활동을 계엄 사태의 원인으로 규정한 데 대한 반응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대구 집회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며 "저는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계엄의 근본 원인이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상식을 거스르는 충격적인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가해자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정치기만이자, 역사와 국민을 능멸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나아가 국민의힘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국민의힘이 끝내 내란 옹호 세력으로 남고자 한다면 그 앞에 놓인 것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과 헌법재판소의 퇴장 선언뿐이라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계엄 정국에 대한 책임 공방이 정당 존립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 표현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개별 의원의 반발도 거세졌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재촉하는 망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의 주장을 "계엄 내란의 원인이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하는 윤석열의 앵무새 같은 모습"이라고 규정하며, "반성과 사과가 없는 국민의힘은 해산이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계엄 정국을 둘러싼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의 발언도 같은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정국의 책임을 여권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여야 간 공방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선 장동혁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계엄 정국을 둘러싼 헌법 책임 공방과 함께 정당 해산 논쟁까지 겹치며 정국이 한층 더 거칠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향후 계엄 사태의 경위를 둘러싸고 관련 상임위와 본회의 등을 통해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각 당도 헌법재판소 판단과 향후 정치 일정에 맞춰 공세와 방어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