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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고속도로 의혹 핵심은 노선 변경 소통 여부”…특검, 김건희 오빠 10일 소환 조사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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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을 둘러싼 의혹과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가 다시 맞붙었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가족의 땅이 포함된 노선 변경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수사 시한이 임박한 특검이 관련 인물 소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5일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10일 오전 10시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조사 장소는 특검 사무실로 알려졌다. 김씨가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김씨는 이미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특검팀에 여러 차례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특검팀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러나 양평고속도로 사업과 직접 연관된 조사는 이번이 첫 사례로, 수사 범위가 공흥지구 개발 의혹에서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으로까지 확장되는 구도다.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가 서울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에서 정부나 관련 기관과 소통했는지 여부를 집중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선 변경 검토 당시 김씨의 인지 여부, 관련자 접촉 경로, 내부 검토 과정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기존 압수수색 자료와 대조할 전망이다.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국토교통부가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양평군 양서면을 종점으로 한 노선을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가 위치한 강상면 일대로 바꿔 검토했다는 주장에서 불거졌다.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이미 통과한 상태였다.

 

그런데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 대상으로 올리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여권은 교통 수요와 지역 개발 등을 감안한 정책적 검토라고 방어했지만, 야권은 대통령 배우자 일가의 토지 가치 상승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해 여야 간 격한 공방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3년 7월 서울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시 원 전 장관은 정책 결정 과정에 외압이나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야권은 오히려 의혹 은폐 시도라며 특검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민중기 특검이 정식 출범했고, 수사가 본격화됐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이후 5개월 넘게 관련 자료를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해왔다. 정책 결정 문건, 내부 보고 체계, 노선 검토 지시 라인 등을 추적해 노선 변경 검토의 실제 동기와 책임자 규명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특검 수사는 실무 책임자급을 향하고 있다. 특검팀은 사업 실무진에게 강상면 종점 노선 검토를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국토교통부 과장 김모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위해 구체적인 지시 경위와 부당성 입증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수사 기간이 이달 28일 종료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수사 시한을 감안하면, 특검이 핵심 책임자로 지목돼온 원희룡 전 장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국토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는 원 전 장관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 전 장관 측은 그간 여러 차례 공식·비공식 입장을 통해 노선 변경 과정에서 구체적 특혜나 외압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여권도 대체로 같은 기조를 유지하며 정책 검토 과정에서의 통상적 행정 절차였다고 방어해 왔다. 이에 맞서 야권은 대통령 배우자 관련 의혹인 만큼 수사 지연과 축소를 경계해야 한다며 특검의 강도 높은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직접 연결된 가족인 김진우씨가 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처음 소환되는 만큼, 특검이 어떤 진술을 확보할지에 따라 수사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씨 진술에서 정부와의 소통 정황이나 이익 인지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향후 추가 소환과 수사 기간 연장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중기 특검팀은 남은 기간 핵심 인물에 대한 조사와 압수수색 자료 분석을 병행하며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회는 특검 활동 보고 이후 필요하다면 수사 기간 연장이나 추가 특검 논의를 검토할 수 있어, 향후 정국에서도 양평고속도로 의혹 공방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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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특검#김건희#원희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