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지엔터테인먼트 7% 급등…기관, 18만 주 사들이며 실적 턴어라운드 베팅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가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속에 7% 넘게 급등했다. 블랙핑크 신보 발매 지연으로 인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뒤 바닥 다지기 구간을 거치며 반등 동력을 축적해 왔다는 평가다. 기관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외국인 매물을 흡수한 점도 향후 수급 환경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4,700원(7.26%) 오른 6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월 25일 58,700원까지 밀리며 저점을 찍은 뒤 63,000원 안팎 박스권을 오가던 흐름에서 강하게 위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거래량 변화도 눈에 띈다. 이날 하루 거래량은 97만335주로 직전 거래일 약 10만 주 대비 9배 이상 급증했다. 6만6,000원대에서 형성돼 온 단기 저항선을 대량 거래를 동반해 돌파한 만큼, 단기 반등이 아닌 수급 주도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거래량이 줄며 이어졌던 조정 구간은 매물 소화 과정이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수급의 중심에는 기관이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이날 기관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 18만2,992주를 순매수했다. 같은 날 외국인은 4,263주를 순매도하며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12월 초부터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권 경쟁을 벌여 왔으나, 이날 기관이 매수 강도를 크게 높이며 물량을 받아가는 손바뀜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블랙핑크 컴백 지연 악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판단한 기관 자금이 내년 실적 개선을 선점하기 위해 저가 매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도 주가 반등의 근거로 작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당시에는 MD(머천다이징) 매출 부진을 이유로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랐지만, 최근에는 해당 구간을 실적 바닥 통과의 신호로 재해석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블랙핑크 월드투어 수익이 반영되는 가운데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 등 신규 IP 성장세가 더해지며 2025년을 기점으로 구조적인 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결과다.
동종 업계 내에서의 상대적 강세도 뚜렷했다. 이날 엔터 4사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하이브가 3.13%, 에스엠이 5.47%, JYP Ent.가 2.11% 오른 반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7.26%나 상승하며 낙폭 과대주 반등과 업황 기대를 동시에 반영했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규모 차이에서 비롯된 스몰캡 효과를 주목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약 1조2,971억 원으로, 하이브(약 14조 원)나 에스엠(약 3조 원)에 비해 작다. 몸집이 가벼운 만큼 업황 개선 기대가 유입될 때 주가 탄력성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재무 전망 측면에서는 2025년이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 기준 2024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예상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06억 원으로 적자가 예상되지만, 2025년에는 746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현재 주가는 2025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23.68배 수준으로, 2024년 일시적 부진 요인이 제거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수출 구조 변화도 눈길을 끈다. 회사의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까지 미미했던 로열티 및 음악 서비스 부문 수출 비중이 2024년에 들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내수 중심 기획사에서 글로벌 IP 홀더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구조 전환은 장기적으로 멀티 IP 기반의 수익 안정성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주가 흐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최대 IP인 블랙핑크의 활동 일정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블랙핑크 완전체 컴백과 후속 월드투어의 규모와 수익성이 확정될 경우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는 빅뱅의 활동 재개 가능성도 잠재적 호재로 거론된다. 다만 특정 아티스트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 구조는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어,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성과와 수익 기여 확대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증권가가 제시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평균 목표주가는 104,235원 수준이다. 현재 주가 69,4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약 50%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기관 매수세가 유지되는 한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내년 초 공개될 아티스트 활동 일정과 4분기 MD 매출 회복 여부를 핵심 체크 포인트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