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야구팬 눈물바다”…오승환, 마지막 인사→은퇴 투어는 대구로
햇살이 번지는 인천SSG랜더스필드, 관중석엔 오승환을 향한 마지막 환송의 함성이 가득 울려 퍼졌다. 벤치와 관중이 하나 돼 전설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다. 영원한 '끝판왕' 오승환은 인천 야구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전하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마지막 발걸음을 남겼다.
오승환은 7일 SSG랜더스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마이크를 들어 자신의 소회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선수로서 SSG랜더스필드를 방문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다. 늘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한국 야구에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따라 인천의 관중들은 아쉬움과 박수로 대답했고, 선수들도 하나같이 오승환을 중심으로 모여 흐트러진 감정을 다잡았다.

이날 SSG 주장 김광현과 삼성 주장 구자욱이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이 이어졌다. 두 팀 전원이 그라운드에 올라 함께 기념촬영에 임하며 의미를 더했다. SSG 구단은 오승환의 상징적인 등장곡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울려 퍼뜨리며 예우를 표했다. 원래 은퇴 투어로 기획됐던 행사는 전날 발표된 은퇴 일정 탓에 기념식으로 최소화됐고, SSG 구단은 “은퇴 투어 선물은 대구 경기에서 정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머물던 선수들과 팬들은 담담하면서도 깊은 존경의 감정을 나눴다. 선발 등판을 앞둔 김광현은 선배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일상의 루틴을 깨고 꽃다발을 직접 전달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하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했을 때 오승환 선배 덕에 적응이 쉬웠다. 평상심을 지키는 마운드 위 모습이 늘 본받고 싶은 선배였다”고 했다. SSG 최정 역시 “전설 같은 투수와 경쟁했던 시간이 영광스럽다. 대한민국 최고의 직구라면 주저 없이 오승환의 공을 꼽겠다”며 선수로서 느낀 위압감과 존경을 표현했다. 베테랑 노경은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선배”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6일 오승환의 은퇴 사실을 발표하고, KBO리그 및 각 구단들과 협의해 은퇴 투어 일정을 준비한다고 알렸다. KBO리그에서 은퇴 투어를 갖는 선수는 이승엽, 이대호에 이어 오승환이 세 번째다. 야구팬과 동료, 그리고 후배들에게까지 깊은 울림을 남긴 오승환의 여운은 대구에서 열릴 은퇴 투어에 더욱 진한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