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플러스 스포티파이 결합 멤버십…오프라인 체험장으로 락인 경쟁
네이버와 스포티파이가 멤버십 기반 구독 생태계 락인 전략을 오프라인 체험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검색과 길찾기, 음악 스트리밍을 하나의 서비스 흐름으로 묶어 실사용 환경을 재현하며, 플랫폼 간 데이터 결합과 이용 시간 극대화를 노리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지도와 검색, 음악을 결합한 이번 시도가 생활 밀착형 슈퍼앱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23일 서울 성동구 XYZ 서울에서 스포티파이와 협업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행사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자를 대상으로 하며, 오는 2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누구나 방문 가능하고,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도 현장에서 가입하면 입장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온라인 구독을 오프라인 유입으로 연결해 멤버십 가입 전환을 높이려는 의도가 담긴 셈이다.

공간 구성은 네이버와 스포티파이의 협업을 상징하는 초록색 콘셉트로 통일했다. 방문객 동선도 실제 사용 흐름을 반영해 검색과 이동, 음악 감상 순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단순 브랜드 홍보가 아니라 서비스 연동 구조와 사용자 경험을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오프라인 UX 테스트 베드에 가깝다.
지도존에서는 네이버 지도 내비게이션과 스포티파이 앱의 연동 시나리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 지도 즐겨찾기에 등록된 목적지를 기반으로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고, 이용자는 이를 들으며 이동하는 드라이브 체험을 경험한다. 길찾기 데이터와 음악 취향, 이동 시간대 정보가 맞물리는 구조인 만큼, 양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추천 정확도와 이용 시간 증대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형태다. 특히 기존 길찾기 앱이 제공하던 단순 경로 안내를 운전 상황 맞춤 음악 추천으로 확장해 체류시간과 몰입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측면의 의미가 크다.
검색존에서는 네이버 검색과 스포티파이 플레이어 연동을 전면에 배치했다. 방문객이 이모지를 보고 연상되는 아티스트와 곡을 직접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고, 검색 결과 화면에서 스포티파이 플레이어를 즉시 실행해 감상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검색과 음원 탐색, 스트리밍 재생까지 단일 흐름으로 경험할 수 있어 검색 엔진과 글로벌 음원 플랫폼 결합 시나리오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악 추천 알고리즘은 검색 기록과 재생 이력, 선호 아티스트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고도화할 수 있어, 향후에는 개인화된 음악 큐레이션 정밀도가 높아질 여지도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스포티파이는 참여형 부스도 다수 배치했다. 커스텀존에서는 패치를 활용한 취향 맞춤 에코백 제작 체험을 제공해 굿즈 중심 팬덤 경제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그래피티존에서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작품 전시와 현장 드로잉 체험이 이뤄져 스트리트 문화와 음악, 플랫폼 브랜드를 연결하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양사는 이를 통해 단순 서비스 체험을 넘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셜미디어 공유를 유도해 2차 확산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와 스포티파이 협업 캠페인의 앰배서더 역할을 맡고 있는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를 전면에 내세운 히든룸도 별도 마련했다. K팝 글로벌 팬덤을 겨냥해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유통망과 네이버의 국내 플랫폼 파급력을 동시에 활용하는 구도다. 앞선 22일에는 필릭스를 비롯해 죠지, pH-1, 화사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참여한 스페셜 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네이버 클립 크리에이터 등 인플루언서 15여 명이 함께해 각 체험존을 둘러보고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양사는 크리에이터 기반 숏폼 콘텐츠 생산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간접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검색과 지도, 음악, 쇼핑을 통합하는 플랫폼 경쟁이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도 서비스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결합하고, 음악 서비스가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지도와 검색, 커머스를,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음원 카탈로그와 추천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구조로, 두 서비스의 연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데이터 결합을 통한 경쟁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멤버십 중심 구독 모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쇼핑 적립과 콘텐츠 이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온 만큼, 스포티파이 연동은 음악 스트리밍까지 아우르는 생활 구독 허브로 확장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향후에는 지도 데이터, 검색 이력, 쇼핑 패턴, 음악 취향 등이 결합된 복합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개인화 추천 고도화와 교차 마케팅에 활용될 여지도 크다. 다만 국내외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플랫폼 독점 견제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활용 범위와 투명성 확보는 필수 조건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번 성수 팝업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참여형 이벤트를 이어가며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에 대한 이용자 몰입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멤버십 가입자 확대와 체류시간 증가를, 중장기적으로는 검색과 지도, 음악을 잇는 통합 사용자 경험을 통해 플랫폼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네이버와 스포티파이의 결합 모델이 실제 사용자의 일상 속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그리고 데이터 활용과 규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