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86 빗속 돌파”…세빌, 라일스 제치며 런던 명승부→세계선수권 기대감
비 내리는 런던 트랙 위, 육상 팬들은 우산을 펼쳐 들고 결승선을 숨죽여 바라봤다. 세빌이 폭발적인 스퍼트로 9초86, 빗속을 뚫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할 때 전광판의 기록과 함께 스탠드는 환호로 들썩였다. 자메이카 대표 오빌리크 세빌은 마지막 30m 구간 가속을 앞세워 노아 라일스를 제치며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00m 우승을 차지했다.
2025 세계육상연맹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00m 결승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치러졌다. 세빌은 자메이카 대표로 출전해 9초86의 기록을 세우며 모든 경쟁자를 제쳤다. 미국의 노아 라일스는 10초00으로 뒤를 이었고, 홈팬들의 응원을 받은 영국의 자넬 휴스가 10초02로 3위에 자리했다.

초반부터 세빌과 라일스, 휴스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치열하게 전진했다. 중반 이후 세빌이 독주를 시작했고, 라일스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두를 질주했다. 폭우에 미끄러운 트랙에도 불구하고 세빌은 역대 자신의 최고에 가까운 9초86로 결승선을 끊었다. 경기 직후 세빌은 “나는 오늘 유일하게 9초대를 뛴 스프린터”라고 말하며 건강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번 대회는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주요 출전 선수들의 전력을 확인할 무대였다. 세빌은 지난달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에서도 9초88로 키셰인 톰프슨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기록으로 도쿄 세계선수권에서도 강력한 메달 후보임을 입증했다.
노아 라일스는 시즌 첫 100m 출전임에도 꾸준한 피니시로 10초00을 기록했다. 라일스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 출발”이라며 “다음 경기에서 더 나은 모습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영국의 자넬 휴스는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 3위에 올랐다.
트랙 밖에서도 이목을 끈 기록들이 속출했다. 여자 200m에서는 쥘리앵 앨프리드가 21초71, 이번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남녀 멀리뛰기에서는 1cm의 극적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여자부의 말라이카 미함보는 6m93으로 라리사 이아피치노를 1cm 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고, 남자부는 웨인 피넉이 8m20으로 밀티아디스 텐토글루를 8m19로 따돌렸다. 피넉에게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 패배 이후 값진 설욕전이었다.
런던의 비와 관중의 응원, 그리고 스타 선수들의 대결로 가득했던 다이아몬드리그 현장은 새로운 기록과 경쟁의 긴장으로 가득했다. 빗속에서도 한계를 밀어붙인 단거리 스프린터들의 질주는 다가올 세계선수권의 불꽃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9월 도쿄 세계선수권 무대에는 각국 대표로 다시 모일 세빌, 라일스, 앨프리드 등 스타들이 다시 한 번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