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기정사실”…미국 뉴욕증시 관망 장세 속 서학개미 매매 엇갈려
현지시각 기준 9일, 미국(USA) 뉴욕증시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하루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자체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향후 통화정책 가이던스에 주목하면서 관망 기조가 짙어졌고, 기술주 강세와 금융주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지수 간 차별화가 부각됐다. 이번 움직임은 한국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매 패턴과도 맞물리며 글로벌 자금 흐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03포인트(0.38%) 떨어진 47,560.2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6.00포인트(0.09%) 내린 6,840.51로 약보합을 기록한 반면,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30.58포인트(0.13%) 오른 23,576.49로 장을 마쳤다. 에드워드 존스 애프터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금리 경로와 성장 전망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가 연말까지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평가되고 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17801557_531998743.jpg)
경제 지표는 미국(USA) 경기의 견조함을 뒷받침했다. 11월 전미자영업연맹(NFIB) 소기업 낙관지수는 99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고, 10월 구인 건수도 770만 건 수준으로 노동 수요의 탄탄함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채권 수익률이 소폭 오르고 연말로 갈수록 주요 지표 발표 공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확대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양상이 이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전일 대비 1.62% 상승한 16.93을 기록한 점도 시장 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수별로는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 2000이 0.24% 오른 2,526.96을 기록해 금리 인하 기대감의 수혜를 일부 선반영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차입 비용을 낮춰 중소기업의 이익 개선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금융주였다. JP모건체이스는 내년 지출을 시장 예상치 1천1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1천50억 달러로 제시해 비용 부담 우려를 키웠고, 주가는 4.66% 급락했다. 이 여파로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동반 약세를 보였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오히려 상승하며 같은 섹터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분석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만큼, 이번 회의에서 제시될 경제 전망과 2026년 이후 금리 경로가 단기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미국(USA) 증시 흐름은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동향과도 맞물려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 데이터는 현지 결제 및 예탁 과정에서 1~2일가량 시차가 발생한다. 12월 9일의 종가 변동이 12월 8일 기준 보관금액과 직접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지만, 자금 유입·유출과 실제 수익률 간 괴리를 분석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8일 기준 예탁원 집계 미국 주식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총액은 182조 8,905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 대비 3,777억 원 감소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470.5원으로 전일보다 1.0원 상승해 환차익 기대를 키웠지만, 서학개미들의 전체 보유 규모는 일시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개별 종목을 보면 국내 투자자 선호 상위권인 테슬라의 흐름이 특히 대조적이다. 12월 8일 기준 테슬라 보관액은 40조 2,526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1조 3,711억 원 감소했다. 일부 서학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거나 조정 구간에서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9일 뉴욕 현지에서 테슬라 주가는 1.28% 상승한 445.2달러에 마감해, 현지 투자자 매수세는 여전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한국발 매도와 미국 내 매수세가 교차하면서 보관금액과 주가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8일 기준 보관액이 4,352억 원 증가한 25조 7,693억 원을 기록해 저가 매수 유입이 두드러졌지만, 9일 주가는 0.32% 하락한 184.97달러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성장 스토리에 베팅을 확대하는 가운데, 단기 시세는 기대를 다소 빗겨간 셈이다. AI 관련주 아이온큐에서는 보관액이 1,469억 원 늘어나고 9일 주가도 0.21% 오르며 자금 유입과 주가가 동행하는 패턴이 관측됐다.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SOXL)의 보관액은 3,536억 원 급증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금리 인하 기대를 바탕으로 서학개미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일 SOXL 가격은 0.42% 하락해 단기 성과는 부진했다. 브로드컴은 1,245억 원의 보관액 증가와 함께 주가가 1.3%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908억 원의 자금 유입 속에 0.21% 올랐다. 반면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에서는 3,366억 원이 빠져나갔지만, ETF 가격은 2.47% 급등해 일부 투자자가 강한 상승 구간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이탈했음을 시사한다.
지난 한 달간 주요 빅테크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서학개미 자금도 이에 연동되는 모습이다. 테슬라는 11월 초 439달러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다 12월 4일 454.53달러까지 치솟은 뒤 조정을 거쳐 9일 445.2달러로 재차 반등했다. 엔비디아는 11월 중순 193달러대에서 170달러 후반까지 밀린 뒤 최근 180달러 선을 회복하며 숨 고르기를 진행 중이다. 애플 역시 11월 초 275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12월 2일 286.19달러까지 올랐다가 9일 277.18달러로 마감해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전체 보관금액은 11월 19일 168조 7천억 원에서 12월 5일 183조 5천억 원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이다 8일 들어 소폭 꺾였다.
달러화 약세는 이러한 해외 주식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거시적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2025년 들어 약 9% 하락하며 2017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미국(USA)의 정치·재정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점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 종료 가능성은 앞으로도 달러화에 추가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환경은 미국 이외 지역 자산의 상대적 매력을 키우며 글로벌 분산 투자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2025년 12월 현재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전월 대비 3.1% 늘어난 244조 4,246억 원에 이른다는 점은 개인 투자자 차원에서도 글로벌 자산 배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다시 연준으로 향하고 있다. 12월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80% 후반대로 반영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단기 금리 조정보다 이후 경제 성장률 전망과 추가 인하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학개미를 포함한 글로벌 개인 투자자가 단기 수급이나 뉴스 헤드라인에 휘둘리기보다는 기업 펀더멘털과 거시 흐름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준의 최종 메시지가 연말 랠리 여부와 2026년 증시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FOMC 결과와 발언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어떻게 재편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