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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발사체로 민간육성…우주청, 내년 1조 예산 돌파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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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기술이 국가 전략 산업의 축으로 부상하며 예산 구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내년 처음으로 연간 예산 1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를 확보하고, 재사용 발사체와 민간 주도 발사 서비스 등 신기술 중심 투자에 속도를 내는 구도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확보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우주수송 역량을 고도화하고, 위성 인프라와 탐사 프로젝트, 전문 인재 양성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예산이 국내 우주 산업을 정부 주도 개발에서 민간 중심 생태계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3일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1조1201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9648억원 대비 1552억원, 증가율로는 16.1퍼센트 수준이다. 출범 초기부터 내세운 우리 기술 기반 K 스페이스 도전 국정과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첫 대형 재원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예산 배분은 6대 중점 분야에 집중된다. 우선 발사체와 발사 서비스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우주수송 역량 강화 및 신기술 확보 분야에 2662억원이 편성됐다. 여기에는 액체연료 발사체의 신뢰도 향상, 상단 엔진 고도화, 재사용 발사체 핵심 요소 기술 연구가 포함된다. 재사용 발사체는 1회 사용 후 폐기하던 로켓 1단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위성 기반 통신·항법·관측 혁신에는 2362억원이 투입된다. 정지궤도와 저궤도 위성망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 정밀 위치 측정 시스템, 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 개발이 중심이다. 저궤도 위성 간 레이저 통신과 같은 신기술을 도입할 경우, 국가 기간 통신망 보완과 재난 감시, 국방·안보 활용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전적 탐사 과제로 분류된 미래 우주 먹거리 창출 예산은 968억원이다. 달과 심우주 탐사, 소행성 자원 탐색, 심우주 통신 인프라 준비 등 중장기 프로젝트가 여기에 포함된다. 실제 화성 궤도선이나 달 기지 구상에 필요한 장기 생존 기술, 방사선 차폐 기술, 자원 활용 기술 개발이 뒤따르면 관련 민간 기업 성장 여지도 넓어질 수 있다.

 

미래 항공기술 선점 및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는 511억원이 배정됐다. 전기추진·수소항공기, 도심항공교통 같은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기술, 항공기 부품·소재 국산화 사업이 해당된다. 우주와 항공을 묶어 통합 시장으로 바라보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핵심 부품 공급망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민간 중심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조성사업에는 1738억원이 투입된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발사 서비스, 위성 제작, 지상국 운영, 데이터 서비스 진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여기에 들어간다. 누리호 등 공공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상업 발사 시장 진출을 유도하고, 우주 데이터 기반 응용 서비스 기업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공동 시험설비 제공, 검증 발사 기회 확대, 초기 수요 창출을 위한 공공 조달 확대 등이 구체적 수단으로 거론된다.

 

우주항공 전문인재 양성 및 실용적 외교 분야 예산은 2559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학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큐브위성 개발·발사 지원 사업 등에 9억5000만원이 추가 반영됐다. 교육용 소형 위성 설계를 통해 실제 궤도 환경에서 검증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주 전자부품, 소형 페이로드 기술 인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 우주외교 강화 차원에서 국제 공동탐사와 다자 협의체 참여 확대, 우주 안전 규범 논의 참여 예산도 포함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는 20억원이 증액됐다. 2028년 예정된 누리호 7차 발사 착수에 필요한 사전 준비 비용이 내년 예산에 반영된 것이다.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 신뢰성을 높이고, 엔진 계통과 자세 제어, 연료 관리 시스템을 점검해 상용 발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단계다. 나아가 차세대 재사용형 발사체 설계와 시험에 적용할 데이터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내외 경쟁 구도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이미 재사용 발사체를 앞세워 상업 발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민간 기업 중심 생태계를 구축한 미국은 발사 단가를 낮추며 위성 물량을 빠르게 흡수하는 중이다. 유럽과 일본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예산과 정책을 집중해 기술 격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위성 데이터 서비스와 우주 탐사 참여에 있어도 국제 협력과 역할 분담을 전제로 해야 하는 만큼, 실용적 우주외교 전략이 점차 중요해지는 흐름이다.

 

우주항공 분야는 국가 간 경쟁이 기술과 예산, 제도 환경이 결합된 종합전으로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 발사체와 위성은 군사·안보, 통신, 금융, 물류 등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 간 조달 규범, 우주파편 처리 기준, 주파수·궤도 자원 배분 등 규범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주항공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과학기술·산업·외교 관련 부처가 함께 제도 정비에 나서는 체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민간이 우주 개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규 기술개발과 창업·성장 지원 예산을 내년에 대폭 확대했다며, 민간의 혁신성을 활용해 재사용 발사체와 같은 게임 체인저 기술을 확보하고 우주·항공 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도록 투자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1조원대 예산이 실제 민간 기업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제도와 인프라 정비 속도에 시선을 두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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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누리호#재사용발사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