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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마음까지 보살핀다”…한국BMS, 심리상담 확대 나선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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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심리적 소진을 겪는 보호자를 위한 지원이 병원 밖에서 확대되는 흐름이다. 제약사가 정신건강 전문 학회와 손잡고 체계적인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정신건강을 치료 여정의 핵심 요소로 보는 관점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와 심리 지원 서비스가 결합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한국BMS제약은 환자보호자의날을 맞아 한국상담학회와 함께 보호자를 위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 마음콜을 올해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마음콜은 환자 치료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보호자에게 한국상담학회 소속 전문 상담사와의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2020년부터 매년 12월에 진행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고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환자보호자는 환자의 고통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며 장기간 신체적·정서적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연구에서는 보호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환자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보호자 정신건강 관리가 치료 성과와 직결되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음콜은 지난 5년 동안 500명에 가까운 보호자에게 전문 심리 상담을 제공해 왔다. 제약사는 이 과정을 통해 보호자가 정서적 안정을 회복하면 환자의 진료 일정 관리, 복약 순응도, 의료진과의 소통 등 치료 여정 전반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의료기관 중심의 제한적인 심리 지원을 보완하는 민간 주도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마음콜은 약 40명의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한국상담학회 소속 전문 상담사와의 1대1 상담이 주 1회, 최대 5회까지 제공된다. 참여자들은 전화, 화상, 대면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병원과 가정을 오가며 시간을 내기 어려운 보호자들도 접근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참여 신청은 환자 돌봄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한국상담학회 홈페이지와 환자보호자 커뮤니티, 관련 의료기관 등에 안내된 링크를 통해 22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접수할 수 있으며, 상담은 내달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제약사와 학회가 공동 기획·운영하는 구조로, 상담 품질과 프로그램 만족도에 대한 피드백도 매년 축적하고 있다.

 

지난해 마음콜에 참여한 한 보호자는 장기 입원 중인 가족을 지켜보며 불안과 과민 반응이 심해졌지만, 상담을 통해 돌봄 과정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례는 보호자 심리 지원이 단기 위로 차원을 넘어, 가족 전체의 돌봄 역량을 회복시키는 중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상담학회에 따르면 마음콜 참여자의 98.4퍼센트가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학회는 축적된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호자 특화 상담 모델을 고도화하고, 향후 디지털 상담 도구와의 연계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와 헬스케어 기업들은 환자와 보호자를 아우르는 통합 케어 모델을 강화하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항암제, 만성질환 치료제 등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모바일 앱, 온라인 커뮤니티, 원격 심리상담 서비스를 묶은 환자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장기 치료의 완주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치료제, 원격 상담, 온라인 커뮤니티 등과 연계한 보호자 지원 서비스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신건강 데이터 보호, 상담 품질 관리, 의료 서비스와의 경계 설정 등 제도적 정비 과제는 남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및 정신건강 정책에 보호자 지원 관점을 어떻게 녹여낼지가 향후 산업 확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한국BMS제약과 한국상담학회의 협력이 보호자를 독립된 지원 대상이자 치료 파트너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사가 의약품 공급을 넘어 치료 환경과 돌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보호자 심리 지원 프로그램이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도구와 결합해 확장될지 산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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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bms제약#마음콜#한국상담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