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커스 30 상승 상한가”…사옥 매각 자금에 자사주 매입 결정 겹치며 저가주 급등
파커스가 대규모 사옥 매각과 자사주 취득 결정으로 재무개선 기대를 키우며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월 4일 장중 파커스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며 저가 박스권에서 탈출 시도를 이어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산가치 재평가와 단기 수급 이벤트가 맞물린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경고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개선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주목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4일 장중 기준 파커스 주가는 1,222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0.00 상승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1,000원 미만 동전주 상태로 장기간 횡보하던 주가는 최근 상한가를 포함한 급등세를 타며 단숨에 1,200원 선을 돌파했고,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이탈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기술적으로 반전시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매수 우위의 수급 불균형이 형성됐다.
![[분석] 자사주 취득 호재에… 파커스 재무개선 테마 모멘텀 재부각](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4/1764829160300_858072325.jpg)
최근 한 달간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재료는 서울 서초구 사옥 매각을 통한 690억 원 규모 현금 확보와 30억 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다. 만성 적자 구조 탓에 제기되던 상장 유지와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재무구조 개선 기대가 선반영된 뒤, 자사주 취득이라는 직접적인 수급 호재가 겹치며 상승 폭을 키운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매집보다는 개인 투자자의 뉴스·공시 기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 순매매는 12월 1일 3,347주 순매도 이후 12월 3일 138주 순매수로 전환됐지만, 전체 거래량 대비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가는 외국인 수급보다 사옥 매각과 자사주 매입 관련 공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턴을 보였고, 이날 기준 거래량이 373만 주를 웃돌며 손바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파커스는 시가총액 약 171억 원으로 코스닥 1709위 수준의 초소형주다. 상장주식수는 약 1,404만 주지만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실제 유통 주식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 물량이 가벼운 구조여서 적은 거래대금만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전형적인 소형 테마주 특성을 보인다. 동일 업종인 아이디스홀딩스, 빅솔론 등과 비교했을 때 시총 규모가 현저히 작아, 재무개선 테마나 자산 매각 같은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턴어라운드는 여전히 과제다. 2023년 결산 기준 파커스의 영업이익률은 -16.11로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9월 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며 본업 수익성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부채비율은 약 147로 업계 평균을 다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서초구 사옥 매각 대금이 유입될 경우 차입금 상환과 유동성 확충을 통해 재무 구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PBR은 0.25배 수준으로 장부가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낮은 PBR은 장기간 누적된 적자와 자본 잠식 우려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의 약 네 배에 달하는 690억 원 현금 유입이 확정된 상황을 감안할 때, 자산주 관점에서 일정 부분 재평가 여지가 열려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트리거는 11월 하순 공시된 서울 서초구 사옥 매각 결정이다. 690억 원 규모 유형자산 처분은 회사 시가총액을 크게 웃도는 현금이 단번에 들어오는 구조여서, 재무적 충격 완화 효과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수년간 누적된 영업손실로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지적 속에서 이번 매각은 단순 자산 처분을 넘어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확보된 자금이 부채 상환과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쓰일 경우, 기업의 존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어 발표된 30억 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은 경영진의 주가 방어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파커스는 신한투자증권과의 계약을 통해 약 319만 주를 주당 평균 940원 수준에서 매입할 수 있는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추진 중이다. 사옥 매각으로 확보된 현금을 주주 환원에 일부 배분하는 결정이어서, 시장에서는 1,000원 미만 구간에서 강력한 하방 지지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규제 리스크는 부담 요인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단기간 급등과 과열 양상을 보인 파커스를 대상으로 투자경고종목 지정 예고를 진행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투자경고나 매매거래 정지 예고는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을 촉발해 주가 급락을 유발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경고 예고 직후 시간외 시장에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등 규제 관련 공지가 나올 때마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사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프린터 부품과 LED 조명 사업의 수익성 회복 여부는 여전히 핵심 변수다. 파커스는 폭스콘 등 글로벌 제조업체에 프린터 부품을 공급해왔지만, 전방 산업 성장 둔화와 단가 경쟁 심화로 마진 확보에 난항을 겪어왔다. 최근에는 LED 조명과 IoT 기반 의료기기 융합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실적 턴어라운드로 연결되지는 못한 상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에 확보된 현금이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사업 정상화에 어느 정도 규모와 속도로 투입될지 주목하고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파커스는 수익성 지표에서 열위지만 자산 가치 측면의 저평가 매력은 부각되는 구조다. 빅솔론, 에이텍 등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는 반면, 파커스는 영업적자 지속이 멀티플 확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청산 가치 대비 낮은 수준인 PBR 0.25배와 대규모 현금 유입이라는 조합이 맞물리며, 구조조정과 신사업 안착 여부에 따라 자산 재평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상한가 가격인 1,222원 지지 여부가 투자 전략의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상한가에 도달한 종목 특성상 다음 거래일 갭상승 출발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취득 예상 단가인 940원 부근이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1,100원 선 이탈 시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신규 유동성 유입과 테마 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상승이 실적 개선이 아니라 자산 매각과 수급 이벤트에 기반한 만큼, 기본 체력 개선 여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3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매수 주체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확정될 경우 신용 융자 제한 등으로 매수 동력이 약화될 소지도 있다. 영업 적자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동성 이슈가 일단락된 뒤 주가가 다시 조정 국면으로 회귀할 리스크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파커스 주가 흐름은 확보된 현금이 부채 감축과 신사업 투자에 어떻게 배분되는지, 그리고 프린터 부품과 LED 조명, 헬스케어 사업에서 실질적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지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