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배철수, 회고의 미소→여름 풍경 속 숨겨진 울림
유난히 눈부신 햇살이 오래된 성곽의 담벼락을 타고 퍼지던 어느 여름날, 배철수는 천천히 사람들 사이를 걸었다. 흘러간 이야기를 담은 듯한 회색빛 머리와 수염, 부드럽게 번지는 미소는 말없이도 오랜 시간을 품고 있었다. 세월의 무게와 여유, 그리고 여전히 잃지 않은 따뜻함이 그 얼굴에 어린 채 고풍스러운 풍경과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완성했다.
배철수는 깔끔한 회색 재킷과 녹색 니트, 푸른 셔츠를 차분하게 겹쳐 입어 감각적인 여름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한 한낮의 햇살을 막아내는 진한 선글라스와 함께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그 곁을 스치는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이방인들은 그를 둘러싼 유럽 풍경을 한층 생기롭게 비췄다. 멀리 자리한 웅장한 벽돌 호텔과 전광판, 가득 찬 관중석은 현지 특유의 여름 에너지를 배경 삼아 배철수의 존재감을 더 선명하게 안겨줬다.

“10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회고의 한마디는 사진과 함께 마음을 울렸다. 돌이켜보면 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미소, 그리고 조용히 순간을 감상하는 그의 시선은 일상에 바쁜 이들에게 잠시 멈춰 과거를 되짚는 여유를 건넸다. 사진 속 배철수의 모습에는 과거와 현재, 추억과 지금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겹쳐져 있다.
응원의 물결도 이어졌다. 오랫동안 한결같던 모습에 팬들은 “여전히 따뜻하고 미소가 반갑다”, “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큰 힘을 받는다”며 진심 어린 메시지를 보냈다. 변함없는 존재감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됐다.
회색빛 머리와 변함없는 웃음, 차분함이 더해진 여름날의 풍경 안에서 배철수는 흘러온 시간을 아련하지만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오늘을 보여줬다. 은은하게 스며든 그의 미소가, 다시 한 번 모두의 마음에 잔잔한 여름의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