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취득에도 5% 급락”…메지온, 재료 소멸·외국계 매도에 투자심리 냉각
메지온이 폰탄 환자 대상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특허를 확보했음에도 16일 장중 5% 넘게 하락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호재성 재료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익 실현 신호로 해석되며, 실적 악화와 외국계 자금 이탈 우려가 겹쳐 중소형 바이오주의 취약한 펀더멘털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임상 3상(FUEL-2) 결과가 메지온의 2조 원대 시가총액을 뒷받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16일 오후 12시 40분 기준 메지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00원 내린 71,900원으로, 하락률은 5.77%에 달한다. 장 초반에는 67,700원까지 밀리며 7만 원 선이 위협받았고,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시초가 75,200원을 크게 하회하는 장대 음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메지온만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메지온[14041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6/1765856944199_87450840.jpg)
최근 한 달간 메지온 주가는 유데나필 개발 기대감에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66,700원이었던 주가는 이달 초 84,8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86,600원을 경신했다. 다만 단기간 급등 이후 되돌림 압력이 커졌고, 이날 특허 호재 발표 구간에서 매물이 쏟아지며 그동안 쌓인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단기 기술적 관점에서는 심리적 지지선인 7만 원 부근에서 수급 공방이 전개되는 구도다.
주가 변동의 배경에는 유데나필의 미국 특허 취득 소식이 자리한다. 메지온은 2025년 12월 초 유데나필의 폰탄 환자 대상 운동 능력 개선 용도에 대해 미국 특허청(USPTO)에서 특허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특허가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전제로 2040년대 초반까지 시장 독점권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해 왔다. 그 자체로는 신약 상업화 시 수익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재료다.
그러나 정작 시장 반응은 차갑다. 최근 주가가 특허 기대감과 함께 선반영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뉴스에 팔기’ 전략을 택하면서 재료 소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호재 발표 직후 대기 매물이 일제히 출회되는 전형적인 패턴이 재연된 셈이다. 바이오 업종 특유의 이벤트 드리븐 매매 성향이 강해지며, 호재 발표 시점이 동시에 차익 실현의 분기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계 ‘큰손’의 매도세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이날 외국계 창구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1만7,513주, 제이피모간은 1만5,047주를 순매도하며 메지온 주가를 압박했다. 반면 매수 상위 창구는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권사가 차지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된 셈으로, 수급 불균형이 단기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8일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선 점은 신규 매수세 유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지온의 시가총액은 2조1,831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총 31위에 해당하는 중형주다. 상장 주식 수는 약 3,036만 주로 유통 물량이 적지 않은 편이다. 다만 실적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동일 업종 내에서도 수익성이 최하위권이다. 비교군으로 거론되는 삼양식품, 오리온 등은 안정적 흑자 기조와 10~40%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메지온은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ROE가 -48.05%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주가가 실적이 아닌 신약 개발 기대감이라는 무형 가치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무 실적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2023년 메지온의 매출액은 317억 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86억 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43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며, 2024년 영업이익률은 -166.05%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자본 대비 시가총액 수준을 의미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배를 상회해 임상 성과라는 가시적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후속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메지온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는 단심실증 치료제 유데나필의 추가 임상 3상 FUEL-2 결과다. 현재 임상은 환자 모집과 투약이 진행 중이며, 시장은 임상 종료 일정과 탑라인 데이터 도출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DA 승인과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는 한 특허 취득은 장기적인 성장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바이오 기업 특성상 임상 실패가 곧바로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상존 리스크로 꼽힌다.
단기 주가 흐름에서는 7만 원 지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이날 장중 저점이 6만7,700원까지 내려간 만큼, 7만 원 아래로 내려설 경우 투매 심리가 자극돼 6만 원 중반대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대로 7만5,000원을 회복해 안착할 경우 기술적 반등이 재차 시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현재와 같이 이탈 흐름을 지속할 경우 단기 반등의 지속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장기 투자자들에게는 보수적 접근이 제시된다. 당장 특허 취득 뉴스만을 근거로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수급 전환 지점이나 FUEL-2 임상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공개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임상 진행 경과, FDA 심사 일정, 추가 자금 조달 계획 등 회사 측의 향후 공시 내용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메지온은 바이오 섹터 특유의 높은 변동성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최근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나타났듯, 단일 뉴스나 이벤트에 하루 5~10% 이상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적자 구조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임상·마케팅 비용을 위한 자금 조달 이슈가 재부각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미국 특허 취득’이라는 헤드라인뿐 아니라 수급 주체 변화와 임상 타임라인, 재무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나올 임상 데이터와 자금 운용 계획이 메지온의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