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동맹” 에스피소프트·LG유플러스, DBO로 新수익원 노린다
AI 연산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 패러다임이 바뀌는 가운데 통신사와 전문 운영사가 손잡고 고집적 GPU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에스피소프트 자회사 유호스트가 LG유플러스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다. 맞춤형 설계에서 구축, 운영까지 통합하는 DBO 모델 기반 협력이어서 향후 국내 AI 인프라 공급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에스피소프트는 자회사 유호스트가 LG유플러스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센터 AIDC를 설계와 구축, 운영까지 통합하는 DBO 방식으로 추진된다. LG유플러스는 자체 및 DBO 방식 AI 데이터센터 개발과 구축을 맡고, 기존 데이터센터 리노베이션과 인프라 고도화도 주도한다.

유호스트는 운영 최적화를 목표로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고 통합 IT 컨설팅을 제공한다.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운영 모델을 개발해 전력 효율, 냉각, 장애 대응 체계 등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기로 했다. 통신사가 설계·투자를 주도하고, 전문 운영사가 운영 표준을 내세우는 형태의 분업 구조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해 고집적 GPU 서버를 수용하는 인프라다. 기존 웹·모바일 서비스용 데이터센터와 비교해 랙당 전력밀도와 발열이 훨씬 높고, 전력 공급과 냉각 설계, 네트워크 대역폭 요구 수준도 크게 다르다. LG유플러스는 이런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AIDC를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AIDC DBO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기존 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설계 단계부터 AI 워크로드에 맞춘 전력·냉각·네트워크 구조를 통합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존 데이터센터 확장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GPU 서버 밀집 배치에 대응하기 위한 고밀도 전력 설비, 열 집중 구역을 분산하는 레이아웃 설계, AI 트래픽 특성을 반영한 네트워크 패브릭 구성 등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호스트는 2006년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에서 분사해 설립된 1세대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사로, 현재 LG유플러스의 모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기간 통신사 데이터센터를 맡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시설 운영 표준화, 장애 대응 프로세스, 에너지 효율 최적화 역량을 고도화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가 AIDC와 DBO 사업을 신성장 축으로 키우면서 유호스트의 역할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기존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중심에서 나아가 설계 단계부터 운영을 연계하는 통합 운영 사업자로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GPU 클러스터 운영 경험을 선점하는 것이 향후 초거대 AI 인프라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외 통신사와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이미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초거대 AI 모델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밀도 전력 설비와 수냉식 냉각을 도입한 전용 데이터센터가 잇따라 구축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이 GPU 팜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설계부터 운영까지 포괄하는 DBO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회사 관계자는 20년간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최적화해 신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업무협력을 계기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 사업 영역을 넓혀 지속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스피소프트는 지난해 유호스트 지분 100퍼센트를 인수해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그룹 내에 편입했다. 유호스트는 자체 개발 솔루션을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DBO 기반 협력 모델을 선점한 만큼, 향후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이 실제 대형 AIDC 사업 수주와 운영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