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감 활약 의원 묻자 73% ‘없다·모르겠다’”…주진우·박은정 3%로 공동 1위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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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의원을 놓고 정치적 기대와 냉소가 엇갈렸다. 실제로 대다수 국민은 ‘눈에 띄는 활약 의원이 없다’고 답한 가운데,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3%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전통적으로 국정감사가 국민적 주목을 받는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돋보인 인물’을 떠올린 이가 4분의 1에 그치는 등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과 불신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한국갤럽이 2025년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국회의원(자유응답)으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3%의 지지를 기록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2.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2.3%,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1.9%, 최혁진 무소속 의원 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름이 언급된 의원은 총 48명에 달했다.

국감 활약 의원 주진우·박은정 3%…48명 이름 거론됐지만 73%는 “없다·모르겠다”(한국갤럽)
국감 활약 의원 주진우·박은정 3%…48명 이름 거론됐지만 73%는 “없다·모르겠다”(한국갤럽)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16명,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각각 2명, 기본소득당과 무소속에서도 각각 1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공동 1위를 기록한 주진우·박은정 의원을 비롯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여러 명 포함됐다. 이는 조희대 대법원장 증인 채택을 두고 크게 갈렸던 법사위 중심 논쟁이 국민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 법사위원장 정청래 의원이 가장 주목받았다. 그에 앞서 2019년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이 두루 상위권을 차지했고, 2018년엔 사립유치원 비리를 고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해 비교적 압도적 표차가 나는 해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활약한 의원이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2013년과 2014년의 90%대보다는 낮아졌으나, 여전히 절대다수 국민이 특정 국감 의원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에 냉담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정농단 및 탄핵 등 일련의 정치적 격변으로 정치 토론 환경이 넓어졌다 해도, SNS를 통한 이슈 소비의 속도와 의외성 위주의 주목도가 오히려 ‘정치 무관심’ 현상과 맞물려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이런 흐름을 보이는 데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신뢰 부족과, 국감장 내에서 진영을 나눠 충돌만 거듭하는 모습에 실망한 시민이 많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회는 차기 회기 국정감사에서 국민 체감도가 높고 구체적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논의 과제와 의원 소통 방식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과제가 남았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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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박은정#한국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