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N1A1 고발현 겨냥한 넬마스토바트”…에스티큐브, 전이성 대장암 1b상 근거 제시
면역바이오마커 기반 정밀항암 전략이 전이성 대장암 치료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에스티큐브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 항체 넬마스토바트가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 ASCO GI 공식 프로그램에 채택되면서, BTN1A1 고발현 환자를 선별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전이성 대장암에서 면역바이오마커 경쟁 구도를 가르는 초기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스티큐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달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ASCO GI에서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넬마스토바트 임상 1b상 분석 결과와 BTN1A1 기반 환자선별 바이오마커 연구 초록이 공식 채택됐다고 18일 밝혔다. 발표 내용에는 BTN1A1 발현과 치료 반응 간 상관관계를 포함해, 후속 2상 임상을 위한 바이오마커 전략의 과학적 타당성이 담길 예정이다.

넬마스토바트는 BTN1A1을 표적하는 면역항암 항체 후보물질로, 에스티큐브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 항암제 TAS-102와 혈관 신생 억제제 베바시주맙과의 3제 병용요법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BTN1A1은 종양세포 및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현되는 면역 조절 단백질로 알려져 있으며, 에스티큐브는 이 표적을 차단해 기존 화학항암요법 실패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분석된 1b상은 BTN1A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용량 탐색 단계 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 결과 6명 중 5명, 비율로는 83퍼센트에서 BTN1A1 고발현이 관찰됐다. 에스티큐브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BTN1A1이 전이성 대장암에서 상당히 높은 빈도로 나타나며, 특히 기존 화학항암요법에 실패한 3차 치료군에서 발현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BTN1A1 단독 발현뿐 아니라 PD-L1 등 다른 종양 및 면역 관련 바이오마커와의 연관성도 함께 평가했다. PD-L1은 면역관문억제제 반응 예측에 사용되는 대표적 바이오마커로, BTN1A1과의 동반 발현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복합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선별 전략의 생물학적 근거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이번 분석으로 BTN1A1을 중심으로 한 면역 미세환경 특성이 정밀하게 규명될 경우, 향후 다른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넬마스토바트와 직접 관련된 독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면역항암제 개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확인되지 않아, TAS-102와 베바시주맙을 포함한 3제 병용요법에서의 독성 프로파일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후속 2상 임상에서 용량 확대와 장기 투여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된다.
초기 유효성 지표에서도 의미 있는 반응이 관찰됐다. 에스티큐브에 따르면 평가 가능한 환자 5명 중 2명에서 종양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하는 부분관해 PR가 나타났고, 나머지 환자에서도 종양 감소 경향을 동반한 안정병변이 확인됐다. 첫 종양평가 이후 약 4개월 시점에 실시한 두 번째 평가에서도 모든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유지됐으며 질병진행 PD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통상 3차 치료 전이성 대장암 환자군에서 객관적 반응률과 질병조절률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소규모지만 신호 탐지 단계에서 고무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스티큐브는 1b상에서 얻은 BTN1A1 발현 데이터와 초기 반응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 중인 2상은 BTN1A1 고발현 환자를 선별해 등록하는 바이오마커 기반 적응증 임상으로 설계했다. 고발현 집단에 한정해 환자를 선별함으로써 반응률을 끌어올리고, 통계적 유의성과 임상적 임팩트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항암제 개발에서 특정 바이오마커 양성 환자만을 타깃으로 허가를 받는 전략이 확산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국제 시장에서는 이미 HER2, EGFR, PD-L1 등 바이오마커 기반 대장암 치료제 개발 경쟁이 활발하지만 BTN1A1을 전면에 내세운 임상 전략은 드문 편이다. 에스티큐브는 BTN1A1의 높은 발현 빈도와 3차 치료군에서의 발현 증가 패턴이 경쟁 기술 대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이 낮았던 MSS 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군에서 새로운 면역 표적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에스티큐브 관계자는 BTN1A1이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전반적으로 발현 빈도가 높고, 치료 옵션이 거의 남지 않은 3차 치료 환자에서 더 뚜렷한 발현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BTN1A1 고발현 환자에서 넬마스토바트의 치료 반응 신호가 분명하게 관찰되고 있다며, 이러한 데이터가 바이오마커 기반 2상 임상 설계와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협상 논의를 이끄는 핵심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ASCO GI 발표를 계기로 BTN1A1 기반 정밀항암 전략에 대한 국제 학계의 검증 과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b상이 소규모 초기 임상인 만큼 보다 큰 규모의 2상, 3상에서 재현 가능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돼야 상용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산업계는 에스티큐브의 BTN1A1 타깃 면역항암제가 실제 전이성 대장암 치료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후속 데이터와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의 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