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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 복원 강조”…정청래, 문재인 예방하며 고(故) 노무현 묘역 참배
정치

“남북협력 복원 강조”…정청래, 문재인 예방하며 고(故) 노무현 묘역 참배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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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핵심 인사들이 남북협력과 개혁과제를 두고 격돌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월 7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정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함께 참배하면서 보훈 정책 및 민주주의, 평화, 남북 관계 복원을 강조했다. 현장에서의 발언과 표정, 그리고 문 전 대통령과의 환담이 정치적 파장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신발을 벗고 너럭바위 앞에 선 그는 헌화 도중 울먹이며 여러 차례 콧물을 훔쳤다. 참여정부의 정치 입문 계기였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활동과의 인연이 다시 소환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노사모 출신 정치인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하며, 과거 대통령 기념 시계에 얽힌 일화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권 여사 역시 “시간을 제때 맞춰서 일을 제대로 잘하라”고 덕담했다.

평산마을로 이동한 정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약 1시간 환담을 가졌다. 권향엽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당원과 대의원의 높은 지지를 받고 당선돼 축하한다. 여러 개혁 과제들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망에 대해서도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 고무적이다. 잘하면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정 대표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가보훈정책특위를 만들어 애국자를 기리는 사업을 잘하겠다. 민주주의와 평화는 경제발전의 토대”라고 화답했다. 이어 “지난 3년간 남북교류 협력의 토양이 많이 무너졌다. 그런 부분을 잘 복원해야 한다”고 남북관계 복원 의지를 드러냈다. 분위기는 유쾌함과 비장함이 교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 문제나, 검찰·언론개혁 등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권 대변인 설명이다.

 

정 대표는 방명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정청래입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지도부의 의지를 봉하마을에서 일종의 ‘다짐’으로 남긴 셈이다.

 

오후 일정으로 정 대표는 수해 피해를 입은 경남 합천 삼가면 송곡마을로 이동했다. 집을 잃고 마을회관에 머무는 주민들을 찾아 “국가가 나서서 복구하고 지원해야 하지만, 수재민들이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곧바로 수해지원금 등 성금이라도 직접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정 대표의 행보와 현장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방향은 물론, 남북협력과 민생 현안에 대한 각오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둘러싼 지역 민심 변화와 정계 인사 간의 접촉이 민감한 갈등 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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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문재인#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