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수제비 많이 먹고 살았다”…이재명, 청와대 복귀 둘째 날 삼청동 민생 행보

정치권에서 청와대 시대 재개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 둘째 날 주민과 상인들을 직접 찾으며 민생 행보에 나섰다.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서서 점심을 먹고 출입기자들과 차담을 가지며 청와대 체제의 첫 현장 소통에 나선 모습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 종료 후 김민석 국무총리 및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청와대 인근 삼청동을 도보로 걷고 깜짝 오찬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로 공식 복귀한 뒤 외부에서 점심을 한 것은 처음이다.

강유정 대변인은 “청와대 복귀 이튿날 삼청동 동네 한 바퀴를 돌며 깜짝 오찬에 나선 것은 인근 상인들을 격려하고 주민에게 인사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 주변 상권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유명 수제비 식당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식당 앞에서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렸다. 식당에 입장한 뒤에는 수제비와 감자전을 주문해 점심을 해결했다. 대통령이 별도 동선 없이 일반 시민들과 함께 줄을 선 장면은 청와대 시절 경호 방식과의 비교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오찬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어린 시절 워낙 칼국수와 수제비를 많이 먹고 살았다”고 말하며 배고프고 힘들었던 과거를 회고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서민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꺼내며 시민들과 거리감을 줄이려는 행보로 읽힌다.

이날 자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외에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동석했다. 핵심 경제·사회·안보 라인이 함께 한 만큼 식사 자리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논의도 병행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찬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은 바로 옆 총리 공관 내 삼청당으로 이동해 다과 시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출입기자단이 차담 배석을 요청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즉석에서 수락했고, 이후 여러 현안을 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한남동 관저와 청와대를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불편함이 없다. 총리 관저가 참 좋다”고 답했다. 동석한 인사들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총리 관저를 잘 지켜야겠다”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청와대 복귀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와는 별개로, 관저 활용 문제를 두고 유연한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제비 식당에서 총리 공관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동안 마주친 시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도 일일이 응하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시절에도 국무회의 등 일정을 마친 뒤 참모들과 함께 대구탕 골목 등 인근 식당을 찾아 식사하며 상인들을 격려하고 주민들과 접촉면을 넓혀왔다. 청와대 복귀 이후에도 비슷한 방식의 현장 행보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청와대 재입성이 국정 운영 방식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청와대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을 찾는 현장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정국 운영 과정에서 ‘청와대 소통’의 역할과 파장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