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내란 공동범 상임위 퇴출 주장까지"...법사위, 계엄 해제 표결 공방 격돌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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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 지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다시 맞붙었다.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둘러싼 특검 수사 내용이 도마에 오르면서 여야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책임 공방에 나서며 법사위가 격랑에 휩싸였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는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사건과 관련해 여야가 거칠게 맞섰다. 특히 특검이 공소장에서 당시 원내대표실에 있던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의 발언을 서술한 대목을 두고 공방이 집중됐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신동욱 의원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에게 우리 당이 하나의 행동을 해야 한다, 의견을 모아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본회의장 밖으로 나올 것을 요구했다고 적시했다. 이 대목을 문제 삼은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법안 심사 도중 갑자기 신 의원을 향해 공세를 펼치면서 회의장이 순식간에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최혁진 의원은 신동욱 의원을 겨냥해 계엄 당시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함께 있으면서 한동훈 전 대표에게 계엄 해제 표결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법사위가 명확하게 진실을 규명해 내란에 구체적인 공동범으로 개입된 인사들은 상임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본회의장 안에 들어가 투표를 하려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다가 추 의원과 합을 맞춰서 처리하라고 하면 표결에 참여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냐고 지적하며 사실상 표결 방해 취지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 때문에 계엄 해제 표결을 하지 못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검의 기록과 야권 주장이 왜곡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신동욱 의원은 계엄 당일 밤 본회의장에 가서 한 대표에게 우리 당이 이렇게 분열해서 움직이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추 원내대표와 협의를 잘해서 당이 한목소리로 움직이면 좋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뭐가 잘못이냐고 반문하며 특검 서술의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신 의원은 또 자신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라는 등의 언급을 한 적은 일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는 특검의 해석일 뿐 자신이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특검의 진술 정리와 정치권 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근 법제사법위원회로 보임한 같은 당 김재섭 의원도 신동욱 의원을 엄호했다. 김 의원은 자신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의원이고 본회의장에서 신 의원도 직접 봤지만 계엄 해제 표결을 할 때 신 의원이나 추 전 원내대표의 방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반적인 수사 방향을 편파적 수사라고 규정하며 특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공방이 거세지면서 검사 출신 여야 의원 간 감정싸움도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소리 지르는 것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다, 배운 게 없다고 맞은편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에 곽 의원은 선배님은 뭘 배웠냐, 체통을 지키시라고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각각 사법연수원 21기와 25기인 검찰 출신으로, 여야 법사위 전선이 검찰 선후배 갈등 양상으로 비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회 안팎에서는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한 여야 공방이 향후 특검 수사 방향과 재판 진행, 나아가 내년 정국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회는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등에서 계엄 관련 책임 공방을 이어가며 특검 수사와 재판 경과를 두고 치열한 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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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진#신동욱#추경호